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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 사진=방규현 기자 |
토트넘은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팀 K리그에 6-3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장에는 무려 6만4000여 명의 관객들이 찾았다. 호우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지고, 기온도 높아 마치 사우나와 같은 환경이었지만 토트넘과 K리그 구단의 유니폼과 우비를 덧입은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양 팀 선수들은 최고의 플레이로 응답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은 다빈손 산체스와의 신경전을 이겨내고 골을 기록했고, 신예 양현준은 화려한 개인기로 토트넘 선수들을 농락했다.
토트넘에서는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각각 멀티 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새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히샬리송은 공격진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에릭 다이어와 위고 요리스 등 베테랑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각 팀과 선수, 팬들 모두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3년 전 악몽과 같은 기억이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한 유벤투스 선수단은 지난 2019년 한국을 찾아 팀 K리그와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에도 많은 비가 쏟아졌지만, 축구팬들은 비싼 티켓값을 기꺼이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호날두와 유벤투스가 보여준 모습은 축구팬들을 실망시켰다. 유벤투스 선수단이 경기장에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킥오프 시간이 늦춰지는 촌극이 벌어졌다. 게다가 호날두가 출전해 최소 45분간 그라운드를 누빌 것이라는 사전 홍보와 달리, 호날두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벤치만 지켰다.
호날두와 유벤투스를 보기 위해 비싼 티켓값을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았던 축구팬들은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호날두는 '노쇼두' '날강두'와 같은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지만, 한국 축구팬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가 더 컸다.
하지만 토트넘은 유벤투스와 달랐다. 손흥민과 케인이 교체 명단에서 경기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3년 전 악몽이 떠올랐지만, 케인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은 후반 3분 교체 투입되며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토트넘은 오는 16일 세비야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을 펼친다. 토트넘이 두 번째 경기에서도 한국 축구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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