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뮤직카우’, 혁신일까 요란한 빈수레일까 [ST이슈-음원 저작권 시장①]

입력2023년 02월 02일(목) 13:23 최종수정2023년 02월 03일(금) 17:39
[스포츠투데이 김지현 기자] “저작권료로 월급을 받는다”, “음악은 자산이다”

음원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대표 정현경 김지수)의 슬로건들이다. 자산 투자 열풍이 한창이던 시기, 뮤직카우는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 선 K팝 열풍에 탑승해 음원 투자로 안정적인 자산을 형성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역주행 신화를 쓴 브레이브 걸스 ‘롤린’이 뮤직카우를 알린 대표적인 곡으로 알려져 있다.

뮤직카우를 둘러싼 오해들 - 당신이 산 건 저작권이 아닙니다만

그러나 뮤직카우를 통해 ‘롤린’에 투자한 개인들이 '롤린'의 저작권자가 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해당 플랫폼을 둘러싼 가장 많은 오해 중 하나가 바로 ‘저작권 소유’에 대한 개념이다.

뮤직카우의 거래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다. 하나의 곡에 여러 명의 권리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쿨의 '아로하'로 예를 들어보자. 뮤직카우는 자회사인 운용사 뮤직카우에셋을 통해 ‘아로하’의 작사·작곡가(저작권자), 음악제작자(저작인접권자), 가수(실연자)와 만나 향후 5년 동안 ‘아로하’를 통해 발생할 예상 수익금을 제안하고 협의를 거쳐 이를 지불한다. '아로하'의 5년치 예상 수익금을 편의상 100만원으로 전제했을 때, 뮤직카우에셋이 '아로하'의 저작권자들에게 5년 치 수익금을 미리 지불하는 것이다.(뮤직카우에 따르면 기간의 기준은 각 곡마다 다르며 일부 곡들은 일부 저작권료만 산다.)

다음 스텝은 뮤직카우에셋이 100만원을 주고 매입한 ‘아로하’ 저작권을 저작권협회에 신탁하는 일이다. 그래야 저작권료가 자신들에게 분배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뮤직카우에셋은 뮤직카우에 ‘아로하’에 대한 저작권료 참여권을 설정해주는데, 뮤직카우는 이 권리를 획득한 댓가로 뮤직카우에셋이 '아로하'를 위해 쓴 100만원을 지급한다. 이를 통해 뮤직카우가 얻는 권리가 바로 해당 플랫폼의 핵심인 ‘저작권료 참여 청구 권리’다. 투자한 곡에 수익이 발생했을 때, 그 수익을 나눠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투자한 곡이 상승해 매도했을 때 발생하는 차익을 의미하는 것이지, 저작권을 보유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입찰금 높을수록 수익률 낮아지는 아이러니
경매, 수수료 통해 손해 볼 일 없는 뮤직카우

자, 이제 ‘아로하’가 플랫폼에 거래되는 과정만 남았다. 뮤직카우는 ‘아로하’에 들인 100만원, 즉 ‘아로하’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1만원씩 100주로 쪼개 경매에 붙인다. 경매에 참여한 투자자들을 A,B,C,D,E로 가정해 보자. '아로하'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각각 자신이 원하는 입찰 가격과 수량을 정한다. A가 2만 원에 30주(60만원), B가 1.5천원에 30주(45만원), C가 1만 원에 20주(20만원) D가 8천원에 20주(16만원), E가 5천원에 10주(5만원) 참여했다고 치자. 그러면 발행된 100주 안에서 가장 높은 입찰금을 배팅한 A,B,C,D,E까지만 낙찰을 받고 E는 탈락한다.

뮤직카우가 '아로하'를 통해 얻는 수익금은 얼마일까. A~E가 뮤직카우에 지불해야 할 경매 금액이 총 141만 원이므로 ‘뮤직카우’의 이 곡으로 얻는 순이익은 총 41만원이다.

A,B,C,D는 경매를 통해 매입한 ‘아로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뮤직카우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경매자들을 통해 상장(?)된 ‘아로하’는 회원들의 개인 거래를 통해 시세가 형성된다. 뮤직카우는 다시 이 개인들이 사고 파는 수수료로 수익을 챙긴다. 기존 증권거래소와 비슷한 운영 방식이다.

경매 투자자들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까. 가장 높은 가격을 적은 A는 ‘아로하’의 주가가 2만원을 넘으면 돈을 벌지만, 그 이하의 시세가 형성될 경우 손해를 보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뮤직카우'의 경매 참여자들은 높은 가격, 많은 수량에 낙찰 받을수록 수익률을 손해 보는 구조다. 이는 개인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에게도 부담이 된다. 경매 참여자들의 입찰금이 높으면 평균 낙찰금이 높아지고 높은 시세에서 거래가 시작되는 탓이다.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논란이 된 ‘뮤직카우’는 거래 중단이 될 위기에 놓였다가 금육 당국으로부터 정식 거래소로 인정받으면서 이를 호재로 홍보했다. 우려되는 것은 보다 본질적인 문제다. 먼저 뮤직카우가 수익을 보장한다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라는 개념이 애매하다. 각 곡들의 시세 하향 조정과 거래량 감소가 이를 말해준다.

거래량 턱없이 부족 -떨어져도 팔 사람이 없다

자산 투자 거래소의 생명은 거래량에 있다. 매수,매도가 활발히 이뤄져야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다. 현재 뮤직카우가 발표한 가입자 수는 120만 명이지만 그 에 비해 각 곡들의 거래량을 저조하다 못해 초라하다. 2월 2일 오전 1시 30분 기준, 거래 상승 순위 1위인 아이유의 '느리게 하는 일'의 거래량은 지난 주 10건, 이번 주 4건에 불과하다.

가격 변동폭도 심각하다. 지난해 2월 거래가 시작된 이 곡은 최고 12만원대로 거래되다 현재 3만 300원으로 주저 앉았다. 현 뮤직카우 10위권 기준으로 보더라도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곡은 총 48건(크러쉬의 '둘 만의 세상으로 가')에 불과하다. 그 외 대부분의 곡들은 10건 미만의 거래량을 기록 중이다. 한 마디로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수익률도 시원찮다. 현재 거래 중인 대다수의 곡들이 3년 기준, 반 가까이 폭락했다. 말 그대로 들쭉날쭉이다. 뮤직카우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 브레이브 걸스의 'whatever'는 지난해 2월 3만 5000원대로 시작했다가 현재 1만 5천원대로 급락했다. 이번 주 거래량은 0건이다.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롤린'은 어떨까. 최고가 117만 원에서 현재 300만원대로 하향 조정됐다. 눈 여겨 볼 건 자산 시장이 타격을 받기 전인 21년부터 '롤린'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매크로가 악화되기 전부터 변동성이 심한 양상을 보인 것이다.

뮤직카우를 기존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해당 플랫폼은 가상자산 거래소와 비교하더라도 변동폭이 상당히 크고, 거래량은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이는 뮤직카우가 보유한 회원수에 비해 실제로 거래에 참여하는 회원수는 적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뮤직카우는 유령회원을 제외한, 거래에 참여하는 회원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의 확률' 투자가 어려운 이유

투자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도 뮤직카우의 걸림돌이다.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은 엄연히 재무재표가 존재하고, 이는 투자를 결정할 수는 지표가 된다. 반면 뮤직카우에서 거래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감'으로 곡에 대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레트로가 유행이니 어떤 곡이 뜰지 모른다'는 이유로 과거 가수들의 곡에 투자하기엔 한계가 존재한다.어떤 곡이 역주행을 하고, 어떤 곡이 다시 회자가 돼 수익을 생길지 개인 투자자는 알 방도가 없다. '만약의 확률'에 투자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투자 가치를 지닌 곡이 있더라도 음악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은 매년 급속도로 회전률이 빨라지고 있어 지속적인 거래가 어렵다.

IP가 부족하다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뮤직카우에 따르면 현재 보유한 곡의 수는 1만 5천여 곡. IP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모아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 투자 거래 플랫폼 사업의 핵심인데 IP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하이브, SM, JYP, YG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4대 기획사의 곡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작권 관련 시장과 조각 투자에 관심이 있는 세대는 MZ인데,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재하는 셈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과거 스타 가수들의 곡들은 물론 팝송 역시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뮤직카우가 이 같은 근본적인 핸디캡을 극복하지 않는다면, 회원수 확장은 커녕 유령 회원만 점차 늘어날 것이다. 게다가 물량 공세를 펼치며 공격적으로 음원 IP를 사들이고 있는 경쟁자들이 속출하는 요즘, 뮤직카우가 저작권 투자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스포츠투데이 김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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