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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정섣일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지난 9일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에서 정성일은 청와대 비서실장 천석중으로 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0년 넘게 권력의 핵심부를 지켜왔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2인자에 머물렀던 천석중은 새로운 권력 구도가 형성되자 자신의 자리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9년의 시간이 흐른 뒤 더욱 거대한 욕망을 좇으며 질주하는 백기태(현빈)의 이야기를 담은 누아르 드라마다.
천석중은 첫 등장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다. 첨예하게 맞붙는 권력자들을 앞에 두고도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은 채 툭 던지는 한마디로 상황을 장악했다. 정성일은 낮고 차분한 목소리와 느긋한 움직임, 상대의 의중을 꿰뚫는 듯한 눈빛을 활용해 오랜 세월 권력의 흐름을 읽어온 천석중의 노련함을 표현했다. 큰 동작이나 과장된 감정 없이도 주변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특유의 카리스마가 캐릭터의 존재감을 배가시켰다.
백기태와의 대면은 천석중의 본심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그는 차기 권력을 향한 욕망을 애써 감추는 듯하면서도 백기태를 은근하게 몰아붙였고, 대통령의 자리가 곧 공석이 될 가능성까지 계산하며 다음 수를 준비했다. 정성일은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표정과 눈빛, 여유와 긴장 사이를 오가는 호흡으로 천석중의 이중적인 속내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권력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그의 야망은 더욱 거침없이 표출됐다. 백기태가 던진 파격적인 제안에 순간적으로 반응한 천석중은 곧바로 이를 받아들이며 새로운 판을 짜기 시작했다. "해보자…오야, 그래 함 가보자!"라는 대사에는 오랫동안 기회를 기다려온 인물의 결심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후 자금력을 무기로 권력 재편에 뛰어드는 과정에서는 판세를 재빠르게 읽는 노련함과 마침내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욕망이 동시에 드러났다.
시즌1에 이어 다시 천석중을 연기한 정성일은 한층 복잡해진 캐릭터의 내면을 밀도 있게 풀어냈다. 묵직한 발성과 자연스러운 사투리, 겉으로는 여유로운 미소를 띠면서도 순간적으로 날카로워지는 눈빛을 통해 겉과 속이 다른 인물의 특성을 살렸다. 특히 백기태에 대한 신뢰와 의심, 동료이자 경쟁자를 바라보는 복합적인 감정, 권력의 정점에 오르고 싶은 욕망을 과도한 표현 없이 절제된 연기로 전달하며 천석중의 서사를 확장했다.
무엇보다 천석중은 더 이상 누군가의 뒤에서 움직이는 조력자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신을 둘러싼 권력 관계를 이용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려는 인물로 변모하면서 극의 판도를 움직이는 변수로 떠올랐다. 정성일 역시 이러한 변화의 결을 세밀하게 짚어내며 시즌2에서 천석중이 차지하는 무게를 한층 끌어올렸다.
앞으로 천석중이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는 합수부와 어떤 방식으로 맞설지, 백기태와 손잡은 위험한 공조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도 관전 포인트다. 오랜 시간 권력의 생리를 지켜본 만년 2인자가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판을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정성일이 만들어갈 천석중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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