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도곤 기자]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도전에는 기회조차 없을까?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4일 볼티모어 측이 발표한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앞서 김현수는 구단의 마이너리그행을 거부를 선언하며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이어갔다.

김현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험난한 시간을 보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에 그치며 벅 쇼월터 감독의 신임을 잃었고 출장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결국 김현수는 한국 유턴설 등 볼티모어 단장과 감독의 언론 플레이에 시달리다 마이너리그 거부권 행사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일단 25인 로스터에 포함됐지만 김현수의 앞날은 그다지 밝지 않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하고 남은 만큼 쇼월터 감독과 듀켓 단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은 확실하다. 자칫 잘못하면 출전 기회를 전혀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 김현수는 함께 로스터에 포함된 외야 경쟁자인 조이 리카드, 놀란 레이몰드, 아담 존스, 마크 트럼보 중 가장 성적이 떨어진다. 실력을 이유로 기용하지 않아도 크게 할 말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이 마냥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김현수가 부상으로 부상자명단(DL)에 가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팀 로스터에 포함되며 경기에 동행한다.

아무리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다 해도 분명 조금의 기회는 찾아온다. 주로 경기 후반 대수비나 대타로 기용될 확률이 가장 높다. 야구의 특성상 연장에 돌입해 대타 등으로 가용 자원이 모두 떨어질 경우 남아 있는 김현수를 기용하지 않을 수 없다. 선발 출전 등 확실한 기회를 받지는 못하겠지만 작은 기회는 반드시 김현수에게 찾아 갈 것이다.

김현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수비 투입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대타로 등장해 안타를 만들어내는 상황을 반전시킬 장면이 필요하다.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한 강정호 역시 시즌 초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타나 대수비로 나왔고 5월이 되서야 지속적인 선발 기회를 잡으며 활약해 주전으로 거듭났다. 김현수의 경우도 강정호처럼 시즌 초반 찾아온 작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고 그 순간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현재의 상황을 충분히 반전 시킬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수가 과연 이 고난과 역경을 뚫고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시즌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볼티모어는 오는 5일 새벽 미네소타 트윈스와 2016 메이저리그 첫 경기를 가진다.

김도곤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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