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러그네드 오도어(텍사스 레인저스)와 호세 바티스타(토론토)의 난투극에 동료 선수들 역시 흥미를 드러냈다.

텍사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토론토와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텍사스는 7-6으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 결과보다 더욱 시선을 끈 것은 경기 도중 벌어진 두 차례의 벤치 클리어링이었다.

상황은 8회초 발생했다. 바티스타가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밟았고, 후속타자의 내야 땅볼 때 2루로 거친 슬라이딩을 했다.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던 오도어가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이미 텍사스와 바티스타는 악연이 있는 상황이었다. 바티스타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텍사스를 '배트 플립'(빠던)으로 도발했다. 당시의 기억이 남아 있는 텍사스 선수들이 바티스타의 거친 플레이를 용납할리 만무했다.

격분한 오도어는 바티스타를 밀친 뒤 그대로 오른속 주먹을 바티스타의 안면에 적중시켰다. 바티스타의 선글라스가 멀리 튕겨나갈 정도였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몰려들어 난투극을 벌였다. 결국 오도어와 바티스타는 나란히 퇴장을 당했다.

이후 프린스 필더가 토론토로부터 보복구를 맞아 다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러나 두 번째 벤치 클리어링은 비교적 조용히 마무리 됐다.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인 만큼 다른 메이저리거들도 오도어와 바티스타의 충돌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몇몇 선수들은 폭력 사태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낸 반면, 또 다른 선수들은 유쾌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바티스타의 팀 동료인 마커스 스트로만은 "오도어에게는 어떠한 존중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오도어를 맹비난했다. 이날 스트로만은 대학교 졸업식 참석을 위해 팀을 떠나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옳고 그름을 떠나 오도어의 싸움 실력에 감탄한 선수들도 있었다. 베테랑 투수 제레미 거스리(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오도어의 주먹에 대해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본 가장 깨끗한 펀치"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고 있는 다린 고르스키도 "오도어의 펀치는 메이웨더의 어떤 경기보다 좋았다"고 칭찬(?)했다.

한편 바티스타에게 주먹질을 한 오도어는 동료들의 감탄에도 불구하고 출전 정지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쥬릭슨 프로파의 메이저리그 승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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