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태극전사' 한국 축구대표팀(6월 피파랭킹 57위)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에 도전한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의 중심에 진입했음을 알리겠다는 각오다.

8회 연속 월드컵 진출 성공
한국은 1954 스위스 월드컵을 통해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그러나 2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한 채 무려 16골이나 허용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다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데는 무려 32년의 세월이 걸렸다. 1986 멕시코 월드컵을 통해 다시 한 번 월드컵 무대를 밟은 한국은 이후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세계의 강호들을 격파하고 준결승까지 오르는 '4강 신화'를 이룩했다. 가장 최근 대회인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그리스를 격파하고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통산 9번째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첫 원정 8강에 도전한다.

박지성·이영표의 공백, '런던 세대'의 등장
2011 아시안컵을 마치고 국가대표 터줏대감이었던 박지성(은퇴)과 이영표(은퇴)가 국가대표에서 물러났다. 대표팀은 팀의 주장과 정신적 지주를 동시에 잃었다.

당시 조광래 감독은 해외파를 중용 하며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세대교체는 부작용을 낳았다.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3 완패의 치욕을 겪은 데 이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레바논에 1-2로 패배하며 최종 예선 진출도 불투명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고 최강희 감독을 임명해 위기 타개에 나섰다. 최강희 감독은 쿠웨이트를 격파하고 대표팀을 최종 예선으로 견인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어진 최종 예선에서는 단조로운 경기 패턴으로 고전을 거듭하며 조 2위로 간신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은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후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어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이끈 홍명보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홍명보 감독은 '런던 세대'를 중용하며 대표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이후 튀니지와 가나에게 연달아 패배하며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베스트일레븐
홍명보 감독은 4-2-3-1 전형으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 원톱은 박주영(29·왓포드)이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최근 경기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2선 공격수에는 손흥민(22·레버쿠젠)과 구자철(25·마인츠), 이청용(26·볼튼)이 나선다. 많은 한국 팬들은 손흥민의 한 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주장을 맡은 구자철과 대표팀의 베테랑으로 성장한 이청용도 충분히 제몫을 다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기성용(25·선덜랜드)과 한국영(24·가시와 레이솔)이 발을 맞춘다. 기성용은 한국의 공수를 조율하는 중책을 맡아 경기를 지휘할 예정이다.

수비진에는 윤석영(24·QPR)·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24·광저우)·이용(28·울산)이 나선다. 박주호(27·마인츠)가 부상에서 회복된다면 윤석영을 대신해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국가대표 수문장 자리는 정성룡(29·수원)이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가나전의 부진이 반복된다면 김승규(24·울산)가 깜짝 선발로 나설 수도 있다.

사상 첫 원정 8강으로 가는 길
한국은 벨기에(11위)와 러시아(19위), 알제리(22위)와 함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에 편성됐다. 벨기에가 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국은 러시아와 치열한 2위 다툼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알제리와의 2차전을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다. 반면 러시아에게 패한다면 나머지 경기에서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독일(2위)이나 포르투갈(4위)과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크게 뒤지지만, 단 한 경기로 승부가 결정되는 토너먼트 무대인만큼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2002년 이후 한국은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도약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2006 독일 월드컵에서의 원정 첫 승,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원정 16강 진출까지 매 월드컵마다 큰 성과를 거뒀다.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이 브라질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을지, 다가올 6월의 함성이 기대된다.


이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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