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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행복' |
여기 대학로 골수 연극쟁이 진건 대표가 7월에 볼만한 연극 여섯 편을 직접 소개한다. 취향에 따라 골라 보자. 생각보다 재미있다며 함께 간 친구한테 칭찬도 받고 술도 얻어먹을 수 있다.
가슴을 울리는 찡한 연극 [행복]
대학로 단막극장 오픈 런
대학로에서 꽤 오랫동안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는 연극이다. “가슴을 적시는 봄비처럼, 당신의 마음에 행복이 내립니다.” 포스터의 문구처럼 연극 ‘행복’은 아주 작은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바로 앞에 두고 가슴을 후벼 판다. 소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명품연극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연극 ‘행복’은 서로의 감정을 가지고 줄다리기를 하는 로맨스가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다. 전설의 파이터를 꿈꾸는 남편과 동화작가를 꿈꾸는 아내,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는 그들에게는 남편이 알아서는 안 되는 남편의 비밀, 아내가 알아서는 안 되는 아내의 비밀이 있다. 그런 비밀은 모르는 게 약인데…. 서로가 상대방이 가진 치명적 병을 알지 못하도록 애쓰는 모습에 웃음과 울음이 동시에 난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알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몰랐던 부부. 삶의 끝자락에서도 결코 서로를 놓지 않는 한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대학로에서 직접 느껴보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재밌게 본 공연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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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염쟁이 유씨' |
모노드라마의 새역사를 쓴 [염쟁이 유씨]
대학로 이랑씨어터 오픈 런
연극 ‘염쟁이 유씨’는 수상경력도 화려하고 상당히 오래된 작품이다. 공연 내내 입을 벌리고 다물지 못 하게 한 공연으로 배우로서 내 자신을 부끄럽다고 느끼게 한 몇 안 되는 작품 중에 하나다.
이 연극에는 등장인물이 참 많다. 염쟁이 유씨,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와 그의 부하들, 장례 전문 업체의 대표이사인 장사치, 유씨의 아버지와 아들, 기자, 어떤 부자와 그의 큰 아들, 작은 아들, 며느리, 막내딸 등등 15명을 헤아린다. 이렇게 각각의 독특한 개성과 느낌을 가지고 등장하는 사람들을 배우 한사람이 표현한다.
염쟁이 유씨는 죽음을 소재로 하는 공연이다. 죽음이라는 소재와 모노드라마의 특성상 연극이 매우 무거울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사형수를 소재로 하는 연극 ‘나쁜 녀석들’처럼 이 연극의 무게감이 자칫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연극 ‘염쟁이 유씨’는 다양한 죽음을 코믹스럽게 펼쳐 놓은 매우 유쾌한 연극이다. 물론 한바탕 웃음 뒤에 오는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모노드라마의 특성상 관객과 함께하는 이 연극은 어느 순간부터 누가 배우고 누가 관객인지 구분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 대학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명품 연극이 틀림없다.
요즘처럼 산 사람도 우습게 여기는 세상에서 죽은 사람한테 정성을 다하는 염쟁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연극이 끝난 뒤 관객은 분명 무엇인가를 얻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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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봄날은 간다' |
기대작 [봄날은 간다]
예술공간 서울 6.16 ~ 7.20
‘봄날은 간다’는 ‘염쟁이 유씨’를 기획·제작한 한강아트컴퍼니에서 제작한 연극이다.
“이 연극은 가볍고 즉흥적인 사랑이 아닌 고통스럽게 아파하며 만들어낸 봄 햇살같이 묵직한 사랑을 그렸다. 우리가 당연히 가족이라 생각하는 부모 역시 수십 년 전엔 남남이었다. 그 둘이 만나 ‘오랫동안 아파한 시간’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엮어냈다. 우리 대부분 그 속에서 보호받고 성장한 것이다. 그 인고의 순간이 모여 ‘사랑’이 되었다.” 연출가의 말이다.
연극 ‘봄날은 간다’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객석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고 극장 전체를 고향 뒷산 봄 언덕으로 만들었다. 관객들은 따사로운 봄 언덕에 앉아 객석과 무대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연기를 보게 된다. 공연의 주 배경인 봄 언덕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무대와 객석 곳곳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실제 솔향과 생화 등을 사용하여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한다고 한다.
어느 화창한 봄날. 젊은 남녀가 어머니 묘소에 성묘를 간다. 이들은 부부이기 이전에 홀어머니 아래서 성장한 오누이였다. 하지만 이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복 남매 지간이었고, 어머니의 지독한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까지 했다. 그 아픈 상처들과 화해하며 가는 길, 이제 코앞에 어머니의 무덤이 보이려는데 아내는 끝내 발작을 일으키며 남편의 품속에서 죽어간다. 연극은 현실과 과거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남남이 가족이 되는 눈물겨운 과정을 아우른다.
지금 당신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오랫동안 고통 받고 있는가? 돌이켜 회상하게 되는 연극 ‘봄날은 간다’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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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당신이 주인공' |
코미디 체험극 [당신이 주인공]
대학로 김대범소극장 오픈 런
정말 재밌게 관람했고 관객 참여율이 대단해서 대학로와 딱 맞는 연극이라고 생각된다. 이 연극은 완벽한 코미디극이다. 게다가 그냥 코미디극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참여하여 코미디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솔직히 방송에 나오는 개그프로보다 더 재밌게 봤다.
연극 ‘당신이 주인공’은 배우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공연이 아니다. 관객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관객이 없으면 절대 공연이 불가능하다. 간단히 말해 관객이 직접 즉흥적으로 참여해서 만들어지는 연극이다.
관객과 배우의 구분이 없는 공연.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무엇보다도 당신을 위한 공연. 연극의 제목처럼 바로 당신이 박수를 받는 당신이 주인공이 되는 연극이다.
사실 이 연극은 세련된 개그, 새로운 개그를 선보이지만 극 속에서 훈훈한 감동도 존재한다. 무대라는 곳이 어떤 곳일까? 저기에 서면 어떨까? 하는 누군가를 극 속에 참여시켜 가슴 속에 있는 것을 서서히 끄집어내게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정말 리얼한 훈훈한 감동을 많이 느끼게 해준다.
누구나 오랫동안 간직할 추억을 만들어주는 연극, 빵빵 터지는 웃음 안에 따뜻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연극 ‘당신이 주인공’을 볼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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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발칙한 로맨스' |
최강 섹시 코메디 연극 [발칙한 로맨스]
대학로 르메이에르 씨어터 5.16 ~ 12.31
영화배우 김수로씨의 섹시코드와 김민교의 발칙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이 연극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 행렬을 달리고 있는 대학로 대표 로맨스코미디 연극이다.
무수히 많은 대학로 로맨스코미디 연극 중 ‘발칙한 로맨스’를 추천한다. 이유는? 이 연극이 뻔한 스토리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무슨 상상을 하든 그 이상의 짓거리를, 공연 내내 예상치 못한 짓거리를 통해 유쾌한 웃음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특히 때 묻을 만큼 묻은 나이, 그리고 때 묻을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 살고 있는 남녀가 가슴속 순수했던 시절의 ‘설렘’이라는 것을 공연 내내 유지한다. 발칙한 상상력과 독특한 상황으로 유쾌한 웃음을 끝없이 주는 ‘설레임’이라는 순수한 마음이 훈훈한 감동을 준다.
사실 이 연극은 네티즌 사이에도 검증될 대로 검증된 연극이다. 굳이 긴 말을 안 해도 알 사람은 다 안다. 그래서 본인이 추천의 변을 줄이는 것이 연극 ‘발칙한 로맨스’의 고급스러움을 더 살려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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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사랑별곡' |
가슴 속 깊이 숨겨둔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연극 [사랑별곡]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5.12 ~ 8.03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생님들인 이순재, 고두심, 송영창 등 쟁쟁한 대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이 연극은 한 마디로 말이 필요 없는 아름다운 연극이다.
연극 ‘사랑별곡’은 삶과 죽음을 통해 바라본 사랑과 용서, 삶의 통찰력을 아름답게 이야기한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인생, 고단하지만 반짝였던 찰나의 순간 그리고 가장 빛나고 있을 지금, 잔잔한 웃음과 진한 눈물로 위로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대배우들의 얼굴에 있는 세월을 느끼게 해주는 깊은 주름처럼 이들의 연기는 정말 어떠한 단어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작품성이라는 것을 말하기 전에 이분들이 그려내는 그림을 어찌 감히 나 같이 작은 사람이 언급할 수 있을까. 진짜 연극을 보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분들이 만들어내는 동화 같은 드라마를 선택하기 바란다.
연극 ‘사랑별곡’을 깊은 존경심과 함께 추천한다.
조병무 기자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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