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져오겠다"

벤투호가 평양 원정을 앞두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대표팀은 베이징을 경유해 14일 북한 평양으로 들어가며, 15일 오후 5시30분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을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북한에서 원정경기를 펼치는 것은 지난 1990년 남북통일 평화축구 1차전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다만 감상에 빠져있을 때는 아니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최종예선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길목이기도 하다. 현재 2승(승점 6)으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벤투호는 평양 원정에서도 승점 3점을 가져와 최종예선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벤투 감독은 "느낌은 좋다. 선수단 분위기도 괜찮고 훈련도 잘 해왔다. 준비가 잘 돼 있다"면서 "북한에서 공식 훈련 잘 마무리하고 경기를 잘 준비해 좋은 결과 가져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벤투 감독은 또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잘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은) 거칠고 과감한 팀이다. 역습이 빠르고 날카롭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우리가 공략할 틈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벤투호 부주장 김영권도 출국에 앞서 각오를 전했다. 김영권은 "공격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다 빠르다. 역시나 카운터가 강하다"면서 "한광성이 개인적으로 눈에 띄었다. 빠르고 드리블 또한 탁월한다. 개인적으로 잘 준비해서 막아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한편 벤투호는 이번 경기에서 이겨내야 하는 것은 북한 대표팀만이 아니다. 특수한 상황과 환경,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 역시 이겨내야 한다.

북한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벤투호 25명, 대한축구협회 임원 30명의 입국을 허가했을 뿐, 취재진과 응원단의 입국은 불허했다. 팬들의 응원 없이 선수단의 힘만으로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 게다가 한국에서 곧바로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했던 벤투호의 뜻과는 달리,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야 해 이틀 간의 비행을 소화해야 한다.

현지에서도 지켜야할 것이나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이 많아 선수단은 출국에 앞서 특별교육을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전자기기는 물론, 책 또한 반입할 수 없다.

김영권은 "어떻게 버틸까 고민했지만, 오히려 더 잘된 것 같다. 선수들과 이야기할 시간도 많이 생긴 것 같다. 좋게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김신욱도 "지켜야 할 행동과 하지 않아야 할 행동에 대해 들었다. 선수들이 다 이해했고, 경기 외에 다른 것들이 변수가 되지 않도록 잘 행동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