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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란 / 사진=방규현 기자 |
1000라운드 고지를 밟은 홍란이 소감을 전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24일 포천의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예선 6610야드, 본선 6508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에서 홍란의 1000라운드 출전 기록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홍란은 지난 18일 진행된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정규투어 통산 1000번째 라운드를 소화했다. 이날 홍란이 1라운드를 마치고 열린 축하 행사에서는 기념 사진 촬영, 액자 전달 등이 진행됐다. 홍란은 축하 케이크를 커팅하며 대기록 작성을 자축했다.
홍란은 행사 후 진행된 기자회견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내가 이룬 것이 아니고 많은 분들과 함께 1000라운드를 이룬 것 같아 더욱 뜻깊고 함께하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후배들이 축하를 해줘서 기쁨이 두 배였다"면서 "내가 첫 발을 내딛었을 뿐이다. 앞으로 후배들이 이 길을 따라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란이 처음 정규투어에서 활약한 것은 지난 2005년이었다. 이후 홍란은 17년 동안 시드를 유지하고, 341개 대회 만에 1000라운드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홍란은 데뷔 당시에 대해 "느낌은 기억나는데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너무 오래돼 기억이 희미해졌다"면서 "당시에는 30대 초반의 선수도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30대 중반, 후반까지 뛰겠다는 목표조차 없었다. (나 역시) 20대 후반에 투어 생활을 그만두고 가정을 갖던가, 다른 길을 가자고 생각했다. 이렇게 투어 생활을 오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홍란은 이후 17년 동안 꾸준히 정규투어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4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오로지 골프만 바라보며 노력을 쏟았기에 이룰 수 있었고, 그만큼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홍란은 "후회가 남는 것은 많다. 10대와 20대 때만 할 수 있던 것들을 많이 포기했다. 하지만 큰 것을 하나 얻으려면, 다른 큰 것 하나를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많은 것을 포기했기에, 이렇게 큰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후회는 되지만 더 큰 것을 얻었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0번의 라운드 가운데, 홍란이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라운드는 2014년 KL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였다. 당시 홍란은 백규정과 연장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었다.
홍란은 "그때 졌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면서 "당시 우승하면 시드를 받을 수 있어 욕심이 났다. 그런데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드를 연장하기 위해 매 대회 열심히 할 수 있었다. 만약 시드를 가지고 있었다면 안주하고, 내 선수 생활도 그 시드와 함께 끝나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길을 따라오는 후배들을 위해서도 따뜻한 말을 전했다.
홍란은 "솔직히 이야기하면 후배들이 너무 훌륭하다. 다만 부모님들이 조금 더 도와주셔야 한다"면서 "내가 1000라운드를 뛸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이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어린 나이부터 도와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부모님들이 후배들을 억압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것만 조금 조절해주시면 후배들이 워낙 잘하기 때문에 1000라운드 이상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주시면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홍란은 1000라운드를 넘어 새로운 목표를 바라본다. 이날 라운드에서 홍란은 버디 2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오버파 73타를 쳤다. 몸살 기운도 있고, 눈에 염증도 있었지만 무난히 라운드를 1001번째 라운드를 소화했다.
홍란은 "계산을 해봤는데 2000라운드까지 가려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50살까지는 뛰어야 한다"고 웃으며 "일단은 앞만 보겠다. 1100라운드를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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