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보라 기자]"저희도 잘 만들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을 걸고 쏟아져 나오는 라이센스 대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뮤지컬 '그날들'의 김유정 연출의 말이다. 최근 진행된 '그날들'의 프레스콜은 올 겨울 유일한 대극장 창작 뮤지컬의 힘을 엿볼 수 있던 기회였다.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유준상, 규현, 지창욱, 신다은 뿐 아니라 '그날들'에 캐스팅 된 배우들은 연기력과 노래 실력에서 빠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빈틈없는 배우들의 탄탄한 팀워크는 '그날들'을 말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실제로 프레스콜이 끝난 후 불이 꺼진 무대로 나온 배우들은 모든 출연 배우가 모이는, '쉽게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를 이용해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처음 보는 광경 앞에서 당황해 하는 취재진들에게 유준상은 특유의 유쾌한 말투로 "지금이 아니면 함께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사진을 찍기로 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옹기종기 모여 사진을 확인하는 배우들의 무리에서 이들의 팀워크를 엿볼 수 있었다.


'그날들'은 청와대 경호실이 배경인 만큼 몸을 쓰는 장면이 많다. 때문에 연습실에서부터 배우를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은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다. 김유정 연출은 "배우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다"라며 "그래서인지 많이 다치기도 하지만 절대 다친 티를 안내고 연습에 참여하는 배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고 뜨거운 연습실과 무대 뒷 분위기를 귀띔했다.

지난 초연 때보다 더 촘촘해진 스토리도 올해 '그날들'을 놓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초연 당시 아쉬웠다는 평을 받은 줄거리의 흐름은 보강됐고 무엇보다 영상이나 무대에서의 비주얼은 적당한 합을 찾았다. 1막 초반 질문을 던지고 2막 그에 대한 답을 던지는 '그날들'은 관객에게 더 친절하고 명확해졌다.


무엇보다 '그날들'에게서는 출연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유준상은 무대에서 내려온 후 어리고 젊은 후배들을 향해 '힘들었냐'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아직은 이렇게 연습하는 것이 맞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실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물론 그는 "이 작품을 50세까지 하기로 연출과 약속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작품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또 새롭게 무영 역에 합류하는 규현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았다. 그는 "무영이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 아닐까 싶은 캐릭터"라며 "마음껏 노래도 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날들'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김광석의 대표곡으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이는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광석의 노래로 남녀노소 모두가 편안하고 즐겁게 극을 즐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날들'은 듣는 것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청와대 경호실이라는 독특한 장소적 배경과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는 스토리 그리고 배우들의 열정은 다른 공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서울 대학로 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내년 1월18일까지 공연한다.


박보라 기자 raya1202@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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