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 박지훈 "제 무기는 눈빛" [인터뷰]

입력2022년 11월 28일(월) 09:58 최종수정2022년 11월 28일(월) 14:05
약한영웅 박지훈 / 사진=웨이브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 박지훈의 눈빛이 강한 인상을 남기며 또 다른 색깔을 보여줬다. "이런 이미지도 소화할 수 있단 걸 인정받고 싶었다"는 그다. 아이돌 출신 박지훈에게 '약한영웅'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극본 유수민·연출 유수민, 이하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이 친구 안수호(최현욱), 오범석(홍경)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액션 성장 드라마다.

박지훈은 극 중 자발적 아웃사이더 모범생 연시은 역할을 맡았다. 연시은은 왜소하고 말수가 없는 모범생이지만, 처음으로 사귄 친구들을 안수호, 오범석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인물이었다. 타고난 두뇌와 도구를 사용한 전략적인 싸움 기술로 상대를 제압해나갔다.

박지훈은 출연 이유에 대해 "연시은이 부당한 폭력, 나쁜 친구들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 천재적인 두뇌로 이용해서 상대방을 제압하고 싸움을 한다는 자체가 인상 깊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런 왜소한 친구가 어떻게 자신보다 강한 친구를 이길 수 있는 건지 궁금증이 생겼다"고 밝혔다.

'약한영웅'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두고 있어 부담도 됐을 터다. 하지만 박지훈은 "원래 원작을 알고 있었지만, 웹툰을 잘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작품에 들어가게 됐을 때 책으로 1~4부까지는 봤다"며 "독자분들이 많은 원작이지 않냐. 웹툰 원작 작품에 도전하는 게 무서우면서도 재밌는 것 같다.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실제 잘 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것 같다"고 웃었다.

박지훈이 그려낸 연시은은 원작 캐릭터보다 현실적이었다. 박지훈은 "연시은 캐릭터가 정말 강렬했다. 웹툰에선 누구든 다 이겨버리는 사기적인 캐릭터인데, 드라마로 그대로 옮겨온다면 리얼리즘이 떨어질 것 같았다. 싸움에 있어서 약한 부분을 살리려고 수정했고, 우정 이야기를 그려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학창 시절에 일어나고 겪었던 일을 담아냈다"고 밝혔다.

외적인 스타일링도 연시은 그 자체로 보이기 위해 노력한 그다. 민낯 메이크업과 걸음걸이, 앉아있을 때의 체형도 바꿨다. 또한 항상 피곤한 연시은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입술에 침을 발라가며 입술이 튼 것처럼 연출했다.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체중 5kg을 감량하기도 했다.

슬픔, 분노 등 감정의 변주는 오롯이 눈빛 연기로 그려냈다. 박지훈은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숙제처럼 '너 표현하고 싶은 걸 다 해봐'라고 하셨지만 걱정이 됐다. 연시은은 대사가 길지 않아 눈으로 얘기해야 해 연구를 많이 했었다"며 "우선 상황에 대한 몰입, 집중을 하고자 했다. 저의 무기는 눈이라고 생각한다. 대본받았을 당시 처음부터 눈으로 얘기를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임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지훈은 "대사가 길지 않아 아우라와 눈빛이 더욱더 중요했다. 말을 많이 해본 친구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어 일부러 소심하게 말했던 것 같다. 눈빛은 공허한데 말이 강하게 나간다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연시은 역으로 처음 액션 연기에 도전한 박지훈이다. 특히 도를 활용한 액션신은 '약한영웅' 속 반전 요소가 됐다. 박지훈은 "부상에 대한 사전 준비가 철저했기에 과감하게 도전했다"며 "도구를 쓰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 실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 볼펜이 어색했다. 우선 익숙해지고 싶어 볼펜을 많이 만지작거렸다. 커튼 신도 보면 예쁘게 조여야 하는데, 어떻게 묶어도 얼굴 실루엣이 보이질 않아 고생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소심하고 공부밖에 몰랐던 연시은은 친구 안수호, 오범석이 위험에 처하자 온 몸을 내던지는 변화를 보여줬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여도 친구를 위해 폭력 중심에 뛰어들며 남다른 우정의 깊이를 보여줬다.

관련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었냐는 질문을 받자 박지훈은 "실제 저 역시 사랑보다 우정인 사람"이라며 "연시은이란 외로운 사람에게 있어서 안수호, 오범석 두 친구는 큰 존재였다. 오범석은 안 좋은 과거가 있는 친구이지만 변화시키고 싶은 존재, 안수호는 친구는 좋은 것이라는 걸 처음 인지시켜준 존재였다. 이 점을 이해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안수호와 오범석을 각각 연기한 배우 이현욱, 홍경과의 호흡도 "진짜 친구 같았다"고 밝혔다. 박지훈은 "우리 세명도 늦게 친해졌다. 1화부터 천천히 빌드업해서 올라가니까 극 중 세 사람이 친해지기까지의 어색함이 그대로 묻어나더라. 촬영을 거듭해나가면서 서로 액션, 감정을 주고받다 보니 친해졌고, 마지막에는 너무 다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지훈은 "홍경은 연기를 정석으로 했다고 해야 할까 장면에 있어서 몰입감이 장난 아니더라. 집중을 잘하는 배우라 많이 배웠다"며 "이현욱도 하나의 대사로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다.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는 친구라 배우로서 많이 배웠다"고 칭찬했다.

박지훈은 지난 2006년 드라마 '주몽' 아역배우로 출연해 일찌감치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부터는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연애혁명' '멀리서 보면 푸른 봄'까지 매해 작품 활동을 이어오기도 했다. 가수 활동도 겸임하고 있다. 2017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2위를 차지하며 아이돌 그룹 워너원으로 활동했다. 그룹 활동 종료 후에도 꾸준히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활약 중이다.

쉼 없이 달려오고 있는 박지훈은 "가수 활동하면서 배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쉴 시간이 없었더라고 나중에 돌아보면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어렸을 때부터 궁극적인 목표가 배우였다. 중학교 때는 춤이 좋아서 아이돌로 전향했었다. 돌이켜보면 난 언제 쉬었지 싶을 정도로 꿈을 찾아왔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번아웃이 온 적은 없었을까. 박지훈은 "단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있었지만, 번아웃은 없었다. 연시은의 외로움이 워너원이 해체됐을 때의 외로움과 비슷했다. 그런 외로움, 슬픔이 있었는데 이젠 시간이 해결해주더라"고 담담히 얘기했다.

차분히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해온 박지훈은 '약한영웅'으로 인생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고 한다. '약한영웅'은 공개 직후 웨이브 유료가입자수 1위를 이끌었고,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바 있다. 박지훈 역시 인생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박지훈은 "이전엔 '윙크남', '저장남' 같은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다. 이번 작품으로 인해서 추후에 있을 작품에서 비단 귀여운 이미지만 가진 친구가 아니구나란 이미지를 심고 싶었다"며 "차차 나이가 드니까 변화하고 싶은 이미지가 커지더라. '약한영웅'은 저의 색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박지훈은 주연으로서 한 단계 성장된 모습도 보여줬다. 그는 "아직 배워야 할 점이 많지만 작품이 공개된 후 좋아해 준 분들이 많아 다행이란 생각이다. 뿌듯하고 이런 반응을 처음 받아 신기하다. 피, 땀 눈물, 영혼을 갈아 넣었는데, 제가 성장하는 첫 단계를 잘 다져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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