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던 이란, 더욱 아쉬운 16강 좌절 [ST월드컵스페셜]

입력2022년 11월 30일(수) 06:29 최종수정2022년 11월 30일(수) 06:35
알리 카리미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국내외 복잡한 정세로 여러 어려움에 놓여있던 이란 축구대표팀이 결국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란은 30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미국에 0-1로 졌다.

앞서 잉글랜드에 2-6으로 패하고 웨일스를 2-0으로 꺾은 이란은 잉글랜드가 웨일스를 꺾을 경우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으나 결국 한 골이 모자라 탈락했다.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다.

이란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앞서 이란은 1978, 1998, 2006, 2014, 2018 다섯 차례 본선에 올랐으나 번번이 16강 문턱에서 무너졌다.

특히 이란으로서는 국내외로 어수선한 상황에 놓여 있어 더욱 뼈아픈 패배다.

이란은 올해 9월 히잡 미착용으로 체포됐다 사망한 여대생의 사건으로 인해 국내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21일 열린 잉글랜드와 1차전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으며 자국 내 반정부 시위에 암묵적인 연대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가 주목하는 시위에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을 향해서도 이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는 등 이들은 다소 축구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지난 25일에는 이란 축구대표팀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이 웨일스와의 2차전 공식 기자회견을 앞두고 BBC 기자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란 시위대에 대한 대표팀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축구를 하고자 왔다고 반박한 것.

또한 지난 27일에는 미국 축구대표팀이 공식 SNS 계정에 이란의 국기를 올리면서 국기에서 붉은색 이슬람 공화국 문양을 지우는 일을 겪기도 했다.

이 게시물은 다음날 삭제됐지만, 미국 축구연맹은 성명을 통해 이란 여성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내 또다른 논란을 키웠다.

여기에 이란 선수단은 대회 내내 자국 내 민주화 시위에 대한 정부의 압박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가 미국전을 앞두고 국가 제창을 강요하는 등 선수단의 가족들을 빌미로 협박을 받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축구에서 정치적인 요소는 배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란 선수단은 이러한 외적인 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고, 그로 인해 더욱 간절했을 16강 진출을 놓친 것이 더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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