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오디션發 '몸값' 인플레, 업계는 병든다 [ST포커스]

입력2022년 12월 10일(토) 08:00 최종수정2022년 12월 09일(금) 18:08
사진=미스터트롯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트롯 가수들의 몸값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과도한 출연료 인플레로 업계가 다시 위기에 빠지는 모양새다.

오디션발 트롯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흥행 이후, 비주류로 치부됐던 트롯이 여러 세대가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그에 반하는 부수 효과가 업계를 병들이고 있다. 일부 트롯 가수들의 몸값이 과도하게 치솟았다는 지적이다.

한 유튜버가 공개한 트롯 가수 행사비에 따르면 송가인 영탁의 행사비는 3000만 원 이상이다. 장윤정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양지은 등은 약 2000만 원 이상이 책정되고 있다. 홍지윤은 1700만 원 가량이다. 한 번의 행사 출연료가 직장인 평균 연봉에 육박하는 셈이다.

가장 높은 몸값으로 예상되는 임영웅의 경우, 행사를 하지 않기에 측정이 불가하나 "최소 1억 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트롯계를 수년간 닦아왔던 기존 스타급 가수들은 약 1000만 원대거나 그 이하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들의 습격으로 기성 가수들과 신예들의 몸값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한 병폐가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큰 인기를 얻은 만큼, 몸값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이후 몇몇 트롯 가수들이 너무 많은 출연료를 받아 소위 '인플레'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출연료 폭등으로 트롯 생태계 자체가 흔들린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많은 트롯 가수들의 생계가 더 어려워졌다는 호소가 잇따른다.

사실상 행사의 경우, 한정된 예산 내에서 행사비를 나눠가져야 하기에 유명한 가수가 높은 비용을 받아가면 다른 가수들은 출연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왕왕 발생하게 된다. 일례로 한 가수가 어느 행사에서 수천만 원을 받게 되면 남은 예산으로 모든 섭외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무대에 설 수 있는 트롯 가수들의 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대에 오르기 위해 무턱대고 몸값을 낮추는 것도 위험 부담이 있다. 보통 지방 행사를 위주로 공연하는 가수들의 출연료는 50~100만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어 메이크업 비용, 거마 비용, 스태프 비용 등 기본 비용이 적지 않아 더 낮추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행여 좋은 마음으로 출연료를 낮췄다가 몸값 자체가 낮아진 채로 업계에 굳혀질 수 있어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특정 가수의 높은 몸값으로 인해 많은 무명 가수가 굶어야만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들도 얼마 전까지 무명이지 않았나. 무명 가수의 고충을 뻔히 아는 사람들이 뜨고 나서는 도리어 무명 가수들을 압박하게 되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 들어올 때 노젓기 식으로 몸값을 높이는 소위 '한탕주의'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더불어 몸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지자체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영세한 지자체에서는 웬만큼 인지도 있는 트롯 가수를 부르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한다.

너무 높은 몸값에 여론도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이후 어려운 시국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시점,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트롯 가수들의 출연료에 허탈감이 높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오랜 시간 저속한 음악 장르로 치부되며 저평가됐던 트롯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나며 어렵게 활로를 되찾았다. 이 좋은 기회가 허망하게 날아가지 않으려면 눈앞의 욕심보다는 장기적 혜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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