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데기 학폭' 피해자의 눈물…선 넘은 'SNL코리아3' [ST이슈]

입력2023년 02월 08일(수) 14:52 최종수정2023년 02월 08일(수) 15:17
SNL코리아3 /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풍자 코미디로 유명한 'SNL코리아3'가 학교폭력까지 건드렸다. 화제작 '더 글로리' 소재를 다룬 콩트였으나, 희화화 대상이 잘못됐다.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실제 피해자에게 당시 아픔을 상기시키고, 또 한 번 트라우마를 안긴 셈이다.

지난 7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고민커트살롱'에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출연해 아픔을 털어놨다.

출연자는 '더 글로리' 속 학교폭력 장면이 자신이 경험한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해당 작품에는 가해자들이 주인공의 팔을 고데기로 지지는 폭력 행위가 담겼다.

출연자 또한 동급생 2명이 고데기로 오른쪽 팔을 지져 화상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트라우마도 호소했다. 그는 "공포증이 생겨 고데기를 데고 있는 사람이 가해자처럼 보인다"고 털어놨다.

10년이 흘렀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신체에 남아있는 흉터도 당시 기억처럼 선명하다. '더 글로리'는 이런 학폭 피해자들의 아픔, 가해자들의 악행을 사실적으로 담아내 호평받았다. 자신의 문제로 덮어뒀던 피해자들이 점차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진격의 언니들 학폭 피해자, SNL코리아3 더 칼로리 / 사진=채널S,쿠팡플레이 캡처

쿠팡플레이 'SNL코리아3'도 흐름에 맞춰 '더 글로리' 패러디를 선보였다. 콩트 제목은 '더 칼로리'. 먹는 것을 좋아하는 동급생에게 음식으로 장난을 친다는 설정으로 그려졌다. 문제는 고데기 장면이다. 고데기로 쥐포를 지지자 개그맨 이수지는 괴로운 듯 울부짖었다. 이밖에도 각종 음식을 고데기에 데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방송 후 누리꾼들은 학교폭력을 웃음거리로 전락시켰다고 일갈했다. 풍자는 비판적 웃음이다. 약자가 아닌 현실적 권력과 권위를 가진 이를 대상으로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SNL코리아3'는 학폭 도구였던 고데기를 '쥐포'로 대체했고, 피해자의 아픔을 희화화했다.

앞서 'SNL코리아3'는 MZ세대의 회사 생활을 패러디한 콩트로도 화제를 모았다. 사회초년생의 특징을 과장해 일부 지적을 받았는데, 이번 '더 칼로리' 콩트로 역풍을 맞게 됐다.

현재 해당 콩트 영상이 유튜브 등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댓글에는 "그냥 예능으로 봐라" "과몰입하지 말자"라는 등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웃기게 연출하면 안 된다" "피해자가 보면 기분이 어떨까"라는 등 우려 섞인 비난이 지배적이다.

'SNL코리아'는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한 과감한 풍자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풍자의 대상이 사회초년생, 학교폭력 피해자로 향하며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표현의 자유라곤 하나 가해 장면을 웃음거리로 전락시킨 건 도를 넘었다. 실제 피해자의 고통은 여전히 생생한데 말이다. 지난달 28일 퇴장한 'SNL코리아3'에게 박수보다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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