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민경 기자]볼티모어의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개막 식전 행사서 환호가 아닌 야유를 받았다.

김현수는 5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캠든야즈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팀은 짜릿한 3-2 끝내기 승리를 거뒀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는 다음 경기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미뤄진 메이저리그 데뷔보다 더 씁쓸한 장면이 있었다. 바로 팬들의 야유다. 볼티모어는 이날 개막전 식전행사를 통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소개했다. 이에 개막 로스터에 포함된 25명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다른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인사를 전할 때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김현수가 등장했을 땐 앞서 보냈던 환호가 아니라 야유를 나왔다. 안타깝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볼티모어 지역지 볼티모어선은 "김현수는 한국에서의 지위를 포기하고 세계 최고의 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왔다. 하지만 그에 대한 야유는 명백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볼티모어선은 김현수가 스스로 야유를 자초했다는 뉘앙스를 보였다. 볼티모어선은 "볼티모어는 시범경기서 부진한 김현수를 트리플 A로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를 김현수가 계약 조항에 있던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쇼월터 감독이 언급한 시범경기서 부진했던 투수 딜런 번디도 25인 로스터에 들었다. 하지만 번디를 (트리플 A로) 내려 보낼 경우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 잃을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김현수는 상황이 다르다. 개막전서 오렌지 카펫(식전행사)을 걷는 것은 그가 주장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에 남겠다고 한 만큼 야유 역시 본인이 견뎌야할 몫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볼티모어선은 "김현수가 바보가 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은 아니다. 나는 그를 존경한다"는 한 팬의 말을 전하며 김현수가 스스로 실력을 증명한다면 팬들 역시 다시 응원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강민경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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