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실업 탁구팀 감독이 소속 선수들의 계약금을 빼앗은 데 이어 대회에서 고의 패배까지 지시해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2009년부터 2020년까지 한 군청 여자 탁구단 감독으로 있으면서 입단하는 선수들의 계약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계약금을 실제보다 3배 정도 부풀려 군청에 통보한 후 그 차액을 챙기는 방식으로 총 4000만 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대한탁구협회 임원도 거쳤던 A씨는 계약 만료를 앞둔 B씨에게 "다른 팀 감독과 운영진은 모두 나와 친분이 있다. 내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다른 팀으로 이적이 불가능하고 마음만 먹으면 그 후 지도자 생활도 못 하게 할 수 있다"고 재계약을 강요하고 계약금의 일부인 1000만 원도 팀 운영비 명목으로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전지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선수를 참가자 명단에 허위로 넣는 등의 방법으로 훈련수당 약 400만 원을 부당하게 타내기도 했다.

게다가 A씨는 전국탁구선수권대회에서 소속선수가 다른 팀 선수와 맞붙게 되자 "결승에서 만날 선수가 강하니 (먼저) 져라"라고 지시했으며 다른 경기에서 C씨가 같은 팀 주장을 상대로 승리하자 화를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3월 사기·공갈·강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같은 해 6월 1심 법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가 항소하지 않아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감독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갈취한 돈 상당 부분은 탁구팀 운영비나 선수 영입 비용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피해 선수들은 서울북부지법에 A씨를 상대로 소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 권리는 가해자가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혹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피해자가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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