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전 남친 특혜 의혹, 어도어 전 부대표 행적 등에 대해 반박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하이브가 민희진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 계약해지 확인 소송과 민희진 전 대표 등 세 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 대한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세 번째 당사자신문을 진행했다.

민희진, 전 남자친구 바나 김기현 대표에 파격적 보상해줬나

뉴진스가 NJZ로 활동을 시도할 당시 계약설이 돌았던 바나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하이브 측이 어도어 협력사 바나의 김기현 대표가 전 남자친구냐고 묻자, 민 전 대표는 "네"라고 인정했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김기현과 두 차례 계약을 갱신하며 점점 파격적인 보상을 해준 점을 지적했다. 하이브 측은 N팀(뉴진스) 업무에 관한 용역 계약서를 제시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어도어는 바나에게 매월 3300만 원을 지급했으며, 김 모 대표 등에게는 추가인건비를 지급했다. 또한 추가 인센티브로 (앨범) 발매년 총 매출의 5%를 지급하기로 정했다.

이러한 계약에 따라 바나는 2022년 뉴진스 멤버 전체 정산금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을 용역대금으로 수령했다. 2022년, 어도어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용역 계약에 따라 바나에게 뉴진스보다 더 큰 금액이 지급됐다.

하이브 측은 어도어 부대표가 김기현 대표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근거로, 민 전 대표가 전례 없이 파격적인 계약을 바나와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메일 내용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에게 책정된 연봉은 민 전 대표의 연봉보다 높고, 엔터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며, 음반원 매출 인센티브 5%도 하이브 최대 수준이라고 기재됐다. 하이브 측은 이러한 계약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주주간계약상 풋옵션 행사에 따라 수령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금의 일부를 김기현 대표에게 준다는 서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바나와의 계약은 한 차례 수정되면서 김기현 대표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됐다. 당초 바나에게 음반원 발매 총 매출의 5%를 지급하던 계약 내용을 수정해, 과거 음반원까지 포함한 누적 매출의 3%를 김 모 대표 개인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계약 내용 조정 결과 재계약 이후 연 4억 원 수준이던 인센티브가 10억 원으로 상향됐다. 이어 하이브 측은 수정 계약 내용에 따르면 바나가 아무런 업무를 진행하지 않아도, 어도어가 김기현 대표에게 막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 전 대표는 계약 내용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특혜가 아닌 능력을 보고 체결한 계약이었다고 반박했다. 민 전 대표는 "(김기현 대표가) 능력이 좋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업계 대비 많지 않은 보상을 지급했다"면서 "항상 잘하는 사람과 오래 일하려면 그 사람들에게 동기와 상응하는 보상을 줘야 정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민 전 대표는 바나와의 계약이 이사회 승인 사항인데 이사회를 거쳤냐고 추궁하자 처음엔 이사회를 거쳤다고 주장하다가, 하이브가 재차 반박하며 추궁하자 하이브 전 CEO가 허락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이브 측이 이사회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재차 추궁하자 민 전 대표는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민 전 대표는 김기현 대표에게 풋옵션 금액을 나눠주기로 한 점에 대해선 연인관계 여부는 전혀 상관이 없었으며, 능력 있는 제작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 싶었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민 전 대표가 무속인 간의 카톡 대화 내역을 첨부해서 외부로 보낸 이메일 수신인 역시 바나 김기현 대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민 전 대표는 본인이 보낸 것이 아니라 몰랐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희진 측근 이모 부대표, 어도어 전적 후 하이브 폴더 무단 접근

민희진 전 대표의 최측근이자 '하이브 7대 죄악' 문서 작성자인 이 모 부대표는 하이브 CFO 조직 소속 IR팀장 출신으로, 민 전 대표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아 2024년 2월 1일 어도어 부대표가 됐다. 이날 이후인 2024년 4월 이 부대표는 하이브 및 하이브 산하 레이블 관련 재무 자료에 무단 접근해 대량 다운로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브 측은 2024년 4월 이 모 부대표의 자료 다운로드 내역을 제시하며 민 전 대표에게 "이 부대표가 2024년 2월 1일부터는 어도어 소속으로 더이상 하이브 업무 폴더에 접근할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이브의 재무 관련 업무용 폴더에 침입해서 '8개 권역별 아티스트 수익' '플레디스 결산잔액명세서' 등 다른 레이블 및 다른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의 각종 재무 회계 자료 등 약 51개 자료들을 일괄 다운로드 받았다"며 "이 모 부대표로부터 위 자료들을 공유 받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아니오"라며 "저는 전혀 이런 자료를 받은 적이 없었고, 이 부대표가 왜 저때 받았는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모 부대표가 어도어 부대표로 영입되기 전부터 민 전 대표의 요청에 따라 하이브 산하 다른 레이블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민 전 대표에게 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하이브 측은 이 모 부대표가 어도어로 전적하기 전인 2024년 1월 10일 민 전 대표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당시 이 모 부대표가 하이브 구글 드라이브에 접근했던 로그 기록과 관련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 전 대표가 "쏘스 예상(실적)은 얼마야?"라고 묻자, 이 모 부대표는 관련 사진을 민 전 대표에게 전송하면서 해당 레이블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으로 민 전 대표는 신문을 마치며 발언을 했다. 그는 "저는 이런 기업 문화가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소송을 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 아니다. 굳이 이 힘든 싸움을 하는 이유가 제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끝까지 모함 받는 상황을 밝히고 싶었고 사적 카톡이라는 취득 경위 자체가 불순하고 민간인 사찰을 한 거다. 언론에 뿌려댔고 진짜 형사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사람 기사는 한두 개 나고 제 기사는 아무것도 아닌 내용도 300개씩, 400개씩 난다. 불평등이 제가 너무 힘들지만 제 사건으로 고쳐졌으면 좋겠다. 왜 저를 이렇게 괴롭히는지 밝히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 냉정하고 공정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카톡의 어느 부분만 잘라서 보면 누구라도 다 나쁜 놈이 될 수 있다. 저는 상식적으로 생각이 되고 이게 과연 주주간계약 해지 소송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인지 잘 판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제 소송이 업계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하이브가 나쁜 짓을 안 했으면 된다. 이렇게 지적도 못하고 돈으로 매수하고 몰아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개혁이 이뤄질 수 있고 개선이 될 수 있다는 건지, 제가 법카에서 안 털려서 여기까지 왔다. 법카에서 안 털렸다는 건 그만큼 제가 깨끗하게 경영했고 성과도 어마어마했다. 실제로 업계 발전을 위해서 제가 편법 안 쓰려고 저한테 편법 이런 게 없다. 깨끗한 방식으로 콘텐츠 잘 만들면 어디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보자. 그렇게 성공의 케이스를 보고 싶었는데 저의 진심이 잘 닿기를 바라고 고통스러운 소송을 이렇게까지 나와서 하는 이유를 잘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브는 지난해 7월 민 전 대표가 뉴진스와 어도어를 사유화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와 산하 레이블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간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그해 8월, 민 전 대표는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됐다.

민 전 대표는 그해 11월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하며 하이브에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이에 하이브는 주주간 계약이 이미 해지됐다며 풋옵션 행사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주주간 계약 위반 사실이 없다며 하이브의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어도어 보유 지분 18% 중 75%인 13.5%를 풋옵션으로 행사할 수 있다. 민 전 대표의 풋옵션 가격 산정 기준은 '최근 2개년도(2022~2023년) 어도어 영업이익 평균치에 13배를 곱한 뒤 총발행 주식 수로 나눈 금액'이다. 어도어는 2022년 영업손실 40억 원, 2023년 영업이익 335억 원을 기록해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26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