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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성 / 사진=베이스캠프 컴퍼니 |
조인성은 지난 23일 극장 개봉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에서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의 남편 상우 역을 맡았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담는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부부가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감춰져 있던 욕망과 가치관의 차이가 드러나며 인간과 사회를 둘러싼 여러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상우는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정반대의 위치에 서 있는 인물이다. 호석이 자본의 논리 속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의 현실을 상징한다면, 상우는 대대로 이어진 자본을 바탕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인물이다. 조인성은 두 사람의 극명한 차이를 단순한 선악 구도로 풀어내지 않고, 상우라는 인물 안에 자리한 복합적인 면모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히 상우는 처음부터 날카로운 인물로 그려지지 않는다. 호석과 미옥(전도연)에게 자연스럽게 호의를 베풀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만, 그가 무심하게 던지는 말이나 행동에서는 미묘한 불편함이 감지된다. 호의인지 우월감인지 쉽게 단정할 수 없는 태도가 이어지면서 상우라는 인물의 진짜 속내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조인성은 이러한 상우의 모호함을 과장된 연기로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힘을 뺀 표정과 말투, 자연스러운 행동 사이에 작은 균열을 만들어내며 인물의 양면성을 표현했다. 친근해 보이던 인물이 어느 순간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을 섬세하게 쌓아 올리며 작품 특유의 긴장감을 높였다.
예지와의 관계에서도 조인성의 절제된 연기는 힘을 발휘한다. 상우는 극적인 감정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주변 인물들과 부딪히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조금씩 본색을 드러낸다. 조인성은 이러한 인물의 특성을 정확하게 짚어내며 극 안에서 튀지 않으면서도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무엇보다 '가능한 사랑'은 자본과 노동, 사랑과 욕망 등 서로 충돌하는 가치들을 단순하게 나누지 않는다. 조인성 역시 상우를 명확한 하나의 이미지로 규정하기보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창동 감독 특유의 복합적인 시선을 표현했다.
올해 조인성의 행보는 더욱 눈에 띈다. 그는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 나홍진 감독의 '호프'에 이어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까지 국내 대표 감독들의 신작에 잇따라 출연하며 관객과 만났다.
각 작품의 장르와 분위기, 인물이 가진 결은 모두 다르지만 조인성은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꺼내 들었다. 액션부터 장르물, 작가주의 영화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자신의 이름만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배우로서 입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거장 감독들의 세계관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하게 앞세우기보다 작품과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으로 연기하며 관객의 몰입을 돕고 있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면서도 특유의 안정적인 연기력을 유지한다는 점 역시 조인성의 강점으로 꼽힌다.
'가능한 사랑'을 통해 또 다른 얼굴을 꺼내든 조인성이 앞으로 어떤 작품과 캐릭터로 자신의 연기 영역을 확장해 나갈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 조인성 주연의 '가능한 사랑'은 지난 23일 극장 개봉했으며, 오는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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