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여름의 선택이 가을의 운명을 갈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7차전에서 LA 다저스를 5-1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3패를 기록한 휴스턴은 196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55년 만의 정상 등극이다. 반면 29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다저스는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양 팀의 운명을 갈랐다. 그리고 그 종이 한 장은 저스틴 벌랜더(휴스턴)와 다르빗슈 유(다저스)의 차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시즌 초반부터 순항하며 가을야구가 유력했던 휴스턴과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에이스급 선발투수를 원했다. 휴스턴이 고른 우승 청부사는 벌랜더였고, 다저스의 선택은 다르빗슈였다.

하지만 휴스턴과 다저스, 벌랜더와 다르빗슈의 운명은 완전히 달랐다. 휴스턴 유니폼을 입은 벌랜더는 정규시즌에서 5경기에 등판해 5승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하며 휴스턴의 기대에 부응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6경기에 등판해 4승1패 평균자책점 2.21로 맹활약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우승 청부사가 된 셈이다.

반면 다르빗슈는 다저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적 이후 정규시즌 동안 4승3패 평균자책점 3.44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지만, 정작 가장 필요했던 월드시리즈에서 2경기 모두 1.2이닝 만에 무너졌다. 특히 7차전에서 1.2이닝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벌랜더는 휴스턴에서 생애 첫 우승반지를 손에 넣으며 잊지 못할 2017시즌을 마무리했다. 반면 다르빗슈는 다저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게 됐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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