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그래미 보이콧에 글로벌 음악계 주목…외신 "상징적 거부" [ST이슈]

입력2026년 07월 30일(목) 14:13 최종수정2026년 07월 30일(목) 14:40
사진=빅히트 뮤직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글로벌 음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이번 결정을 그래미가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에 대한 거부 의사로 해석한 반면,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분리가 아닌 인정의 확대"라는 입장을 내놨다.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최근 각자의 SNS를 통해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는 작품을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우리의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자체로 평가받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팬들과 그동안 자신들을 응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의 뜻도 함께 전했다.

이번 결정은 레코딩 아카데미가 지난 6월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둘러싼 논란과 맞물리며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해당 부문은 K팝과 J팝, C팝 등 아시아 시장에서 시작됐거나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한 팝 음악을 대상으로 한다.

해외 언론들은 방탄소년단의 선택에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결정을 "완곡하지만 분명한 질책"이라고 평가하며, 아시아와 라틴 음악 시장이 오랜 기간 세계 음악 산업의 핵심 축으로 성장해 왔음에도 이를 새로운 장르처럼 분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별도 부문 신설이 오히려 아시아 아티스트를 주요 부문 경쟁에서 분리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AP통신은 일부 팬들이 신설 부문을 아시아 음악인을 위한 새로운 장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고, 미국 코스모폴리탄 역시 아시아의 다양한 음악 문화를 하나의 범주로 묶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와 BBC 등 주요 해외 매체들도 방탄소년단의 결정을 그래미를 향한 상징적인 메시지로 해석하며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논란이 커지자 레코딩 아카데미 측도 공식 입장을 밝혔다. 레코딩 아카데미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는 성명문을 통해 "안타깝지만 그들의 결정을 이해하며 존중한다"면서 "'아시안 팝' 부문은 아시아에서 탄생하는 팝 음악의 깊이와 다양성, 그리고 놀라운 성장을 기념하기 위해 신설된 부문이다. 이 새로운 부문의 취지는 이러한 중요한 아티스트들에게 별도의 조명을 비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안 팝, 재즈, 컨트리와 같은 장르 부문에 음악을 출품한다고 해서 '제너럴 필드(본상)' 부문에 함께 출품하거나 심사를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라며 "여기에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는 방탄소년단의 과거 그래미 공연 영상이 레코딩 아카데미 공식 홈페이지에서 검색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확산됐다. 실제로 일부 팬들은 '버터(Butter)'와 '다이너마이트(Dynamite)' 무대 영상이 홈페이지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을 그래미를 향한 항의로만 해석하기보다 전략적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신보 '아리랑(ARIRANG)' 수록곡 상당수가 영어 가사로 구성돼 있어 신설된 아시안 팝 부문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본상 경쟁 전략과 향후 활동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금까지 그래미에서 다섯 차례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수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다이너마이트'. '버터',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고, '옛 투 컴(Yet To Come)'은 최우수 뮤직비디오 후보에 지명됐다. 또한 콜드플레이의 '뮤직 오브 더 스피어(Music of the Spheres)' 참여 아티스트로 올해의 앨범 후보에도 포함됐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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