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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 최민식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제공 |
인기작을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최민식 역시 유명 할리우드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 '인턴'에 임하며 원작과의 비교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이 워낙 훌륭한 작품이었으니 리메이크의 숙명은 '비교'다"면서 부담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인턴' 개봉을 앞두고 최민식은 부담뿐 아니라 설렘, 기대 그리고 우려라는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너무 부담만 가질 필요는 없지 않나. 뒤집어 생각하면 간단한 문제더라. '우리식으로 유쾌하게 풀어보자'. 한국 아저씨와 한국 여성 대표의 부딪히고 화합하는 이야기를 우리식으로 만들어보자는 거였다. 그러면서 금방 해소가 됐다. 그저 열심히해서 우리 걸 보여주자 싶었다"라고 말했다.
"음악을 듣다가 고(故) 김민기 선배의 '봉우리'를 양희은 등 세 아티스트가 부르신 게 있더라고요.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색깔대로 재해석했는데 원곡 못지 않게 감동을 받았죠. 그분들이 '김민기 선배 보다 노래를 더 잘할 거야' 이런 경쟁의식이나 두려움을 갖고 노래하진 않았겠죠. 그런데 왜 나만 촌스럽게 그런 생각을 할까 싶었어요. 오리지널과 리메이크의 차이점은 그런 거라 생각돼요. 다만 원작을 그대로 베끼는 것은 의미가 없고, 나름 우리의 재해석이 있다면 해볼 만하다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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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민식이 생각한 한국영화 '인턴'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작품 자체가 가진 향기는 남았을지 거다. 그런데 제 외형과 말투, 그리고 우리의 정서 등이 차별화 포인트라 생각했다. 결국 '한국 아저씨'인 거다. 세련된 서양 남자 특유의 아우라와 사고방식 보다는, 딸에게 잔소리하는 '한국 아저씨'. 서양사람이 보기에는 생소할지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원작의 손수건 대신 휴지를 쓱 내미는 한국 아저씨. 예민해진 이선우(한소희) 대표에게 건네는 오란다 등 크고 작은 한국적 포인트들이 원작과의 또 다른 차별점이 됐다.
작품은 초고속 성장 중인 패션 회사의 젊은 대표와 은퇴 후 인생 2막을 연 실버인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덕에 한참 어린 후배 연기자들과 함께 한 최민식에게도 꽤나 재미있는 작업이 됐다. '인턴' 촬영 현장을 회상하며 "재미있게 놀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물'이 되고자 했다는 최민식의 설명을 통해 '현장에서 놀았다'는 말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었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라 이제 후배들과의 작업이 9할이다. 이런 친구들과 화합을 하지 않으면 이 작품이 나올 수 없다"면서 "네모난 그릇에 들어가면 네모, 세모 그릇에 들어가면 세모가 되는 물처럼 어울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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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동기 박주성(김요한)과의 핸드셰이크 역시 '물'이 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였다. "즉석에서 김요한 배우에게 배웠다. 감독도 그걸 보고 좋다더라. 죽이 착착 맞아가는 모습의 빌드업도 되고 소소한 재미가 된 거 같다. 그런 과정이 재미있었던 거다"라고 말했다.
배우 최민식의 필모에는 '넘버3' '쉬리'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들이 한가득이다. 그렇기 때문일지 이런 "말랑"한 느낌의 감성적인 작품이 낯설게도 느껴진다. 그러나 최민식은 "이건 맛보기"라며 계속해 다양하고 색다른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야말로 '인턴'은 최민식에게 새로운 세상이 됐고, 묘한 쾌감을 가져다줬다. "대중의 평가를 차지하고라도 제 스스로가 변화를 추구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해내려는 노력이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제 일이 그런 걸 어쩌겠나.(웃음) 매번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까진 없지만 정서적으로나 외피로나 구도 자체가 전혀 다른 세상으로 들어갈 때의 설렘이 있다"라고 밝혔다.
"'파묘' 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도깨비가 나오는 오컬트라니! 처음이니 궁금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새로운 세상에 뛰어들어갈 때, 두려움 보다는 설렘과 기대 그리고 전투력이 뿜뿜하게 되더라고요? 그맛에 하는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보여드릴 게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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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정상에서도 이 같은 유연함을 유지한다는 것, 이미 완벽히 제련된 검을 다시 녹여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까다롭고 고된 일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 초년입니다."라며 웃은 최민식은 하고 싶은 연기가 여전히 많은 '열혈 배우'였다. "이제 좀 세상과 사람, 관계에 대해 알만하고 표현에도 자신이 생겼다"면서 멜로, 코미디 등 보다 다양한 장르에서 대중과 새로운 얼굴로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지금 나이에만 할 수 있는 깊이있는 연기로 한국영화에 쓰임을 다하고자 했다. "저 같은 나이의 배우를 보다 효율적으로 써먹어줬으면 좋겠다. 다양한 작품이 이 세상에 나와 다양한 계층과 소통하려면 배우로서는 나이를 먹는 게 유리하다. 철모르고 이해의 폭이 얄팍하던 때와 달리, 숙성되면서 같은 상황도 새롭게 연기할 수 있다면 배우로선 제일 좋은 거 아니겠나"라며 죽을 때까지 여러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배우로서의 욕심이 점점 생겨요. 다양한 작품을 만져보고 냄새를 맡고 싶은 게 커지네요. 이제 좀 알거 같아서 그럽디다. 이런 것도 저런 것도 표현해보고 싶은 거죠. 복잡한 인물의 내면,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자꾸 생각하게 되는 욕심이 생겨요."
한편, '열혈 인턴'과 같은 태도를 드러낸 배우 최민식의 다채로운 연기는 오는 16일 극장 개봉하는 영화 '인턴'에서 볼 수 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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