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이정도면 '특급 대타'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다시 한 번 대타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볼티모어는 29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86승72패를 기록한 볼티모어는 와일드카드 2위를 수성했다. 와일드카드 1위 토론토(87승71패)와의 게임차도 1경기로 줄었다.

이날 볼티모어는 9회초까지 1-2로 끌려가며 패배가 눈앞에 있었다. 만약 경기를 내준다면 연패에 빠지는 것은 물론, 와일드카드 2위 수성도 어려워질 처지였다.

하지만 김현수 카드가 빛을 발했다. 김현수는 1-2로 뒤진 9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해 토론토 마무리 로베르토 오주나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무려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만들어낸 결실이었다.

김현수의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한 볼티모어는 9회말 토론토의 반격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천금같은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김현수는 주로 플래툰으로 기용되고 있다. 특히 시즌 막판 마이클 본, 드류 스텁스, 스티븐 피어스 등 외야수들을 대거 수혈되면서 김현수의 선발 출전 기회가 더욱 줄었다. 김현수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현수는 대타로서도 제 역할을 100% 이상 해내고 있다. 올 시즌 대타로 9타석에 들어서 6번이나 안타를 기록했다. 대타 타율이 0.666에 달한다. 보통은 대타 타율이 평소보다 더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김현수에게 만큼은 예외다.

이날 경기 뒤 인터뷰에서 김현수는 대타로 나와 잘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안에서 (대타) 사인을 나와서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홈런을 친 구종에 대해 "직구"라고 답한 김현수는 9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것에 대해 "잘 쳐냈기 보다는 카운트가 몰려서 파울이라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마지막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되고 신이 난다"며 팀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현수는 올 시즌 타율 0.305 6홈런 2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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