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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호프 포스터 |
한 편의 영화에 대한 감상은 천편일률적일 수 없다. 좋은 영화를 판단하는 개인의 기준 또는 취향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공통되는 기준이나 취향이 있고, 이를 충족하는 작품이 간혹 탄생하긴 하나 흔치 않다. 오스카를 뚫은 영화 ‘기생충’마저 불호라 꼽는 이들이 있지 않나.
그렇다고 호라고 표명하는 쪽이 세계적인 상까지 받은 작품에 왜 불호를 표하는지 몰아붙이진 않는다. 영화에 대한 감상은 오롯이 보는 이의 것으로서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인 까닭이다. 그러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호프’를 향해, 어떤 구역에선 소소한 실랑이라고 하기에 조금 과할 정도의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기이하기 짝이 없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바는, 공격이 향하는 대상이 대부분 영향력 있는 이들, 그러니까 영화계에서 꽤 공신력 있다거나 유명세로 말에 힘이 실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호프’에 가지는 평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한마디로 ‘호프’에 낮은 점수를 준 사람들 중 일부가 높은 점수를 남긴 쪽에, 그럴 리가 없다는 비난에 가까운 목소리를 쏘아대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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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호프 스틸컷 |
대표적인 예로 ‘호프’에 별점 4점을 부여했다는 이유로 감독과의 사적 친분 때문이라는 둥 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한 거라는 둥, 진정성 문제까지 제기 받은 이동진 평론가가 있다. 이에 이동진은 감독과 공식 행사 외에 별도의 교류는 없으며 어떤 이해관계도 없는, 그저 자신의 주관적인 영화평이란 해명을 해야 했고.
물론 평론가의 감상엔 전문가의 권위가 실리기 마련이라 보통 사람들의 것과 그 힘을 달리하긴 한다. 그러니 불호 중에서도 극 불호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평론가의 한마디로 자신의 안목이나 취향이 깎아내려진 느낌을 받았을 수 있고, 와중 영화를 즐긴다고 하는 부류라면 자신의 의견을 동의받지 못했다는 어떤 수치심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비롯된 불편한 감정이 때마침 표적이 되기에 적당한 위치에 놓인 이동진을 과녁으로 삼은 게 아닐까.
어찌 되었든 부인하지 못할 분명한 사실은 비난을 위한 비난 세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전문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을 꼬집어 돈을 받아서 그런 것 아니냐는 사고방식의 흐름은 누가 봐도 이상하게 꼬여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보면 해당 현상은 단순히 흥미롭거나 기이하다고만 여길 수 없다.
상당히 씁쓸한 바로.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확증 편향적 사고,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는 태도와 전문가의 말도 믿지 못하게 만드는, 권위에 대한 불신의 분위기가 맞물려 작용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의도친 않았겠지만, 사회의 어그러진 단면까지 드러내다니, ‘호프’가 여러모로 가치 있는 영화임은 확실하다.
[스포츠투데이 윤지혜 칼럼니스트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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