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완장을 차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손흥민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각)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리는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격돌한다.

손흥민에게도, 토트넘에게도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손흥민은 10년 이상 독일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며 아시아 최고 선수라는 찬사를 받아왔지만, 아직 주요 대회 우승과는 한 번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 2016-2017시즌 EPL 준우승,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준우승 등 늘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때문에 이번 경기에 나서는 손흥민의 각오는 비장하다. 특히 토트넘과의 계약이 내년 시즌 만료되는 만큼, 이번 경기가 토트넘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올 시즌 부진을 겪은 데다, 최근까지 부상이 시달려왔던 만큼 손흥민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현지 일부 매체는 손흥민이 선발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임신 협박 사건, 아버지 손웅정 씨의 출전 정지 징계 등 그라운드 바깥에서 좋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리그 경기를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선수 생활에서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인 만큼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한다면) 매우 특별할 것이며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며 "토트넘에 온 지 10년이 됐고, 그 10년 동안 누구도 받지 못한 트로피를 받고 싶다. (결승전은) 팀과 선수들, 내게 엄청난 날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우승이 절실한 것은 토트넘도 마찬가지다. 토트넘의 마지막 주요 대회 우승은 지난 2007-2008시즌 리그컵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잉글랜드 빅6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우승과는 늘 연이 없었고, 특히 올 시즌에는 리그 17위까지 추락하는 등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올 시즌의 부진도, 무관의 아픔도 모두 씻어낼 수 있다. 특히 유로파리그 우승팀에게는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져,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반대로 패배한다면 토트넘에게 2024-2025시즌은 그저 악몽으로만 남게 된다.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도 출전할 수 없다. 토트넘에게 이번 결승전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달린 승부다.

토트넘은 올 시즌 맨유를 상대로 3전 전승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 데얀 쿨루셉스키 등 주축 미드필더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은 큰 걱정거리다.

어쩌면 토트넘과 손흥민이 함께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10년간 동고동락을 함께 했던 토트넘과 손흥민이 그 결실을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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