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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최근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살인적인 폭염과 관련해 남녀 프로축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536명의 K리그 및 WK리그 선수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폭염 속 경기 강행이 선수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으로 인해 신체적 부담을 느끼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가 45.2%(242명), '그렇다'가 41%(220명) 등 전체 응답자의 86.2%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11.5%(62명),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합쳐서 2.3%(12명)에 불과했다.
경기 중 실제로 경험한 신체 이상 증상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는 무려 64.7%(347명)가 어지러움을 호소했으며, 56.6%(303명)가 심각한 탈수 증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두통 32.2%(173명), 메스꺼움 12.2%(65명) 등을 호소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특히 일시적인 의식 저하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13%(70명)에 달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호흡 불안정과 손발 저림 등 위험한 증상들이 다수 보고됐다.
폭염 대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쿨링 브레이크 제도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쿨링 브레이크로 선수 보호가 충분하냐'는 질문에 전체의 48.4%의 선수가 부정적인 의견(전혀 그렇지 않다 17.3%, 그렇지 않다 31.1%)을 밝혔다. 충분하다는 의견은 매우 그렇다(1.9%)와 그렇다(13.4%)를 합쳐 15.3%에 그쳤다.
폭염 관련 경기 운영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경기 운영 기준 강화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9.3%가 동의(매우 그렇다 40.8%, 그렇다 48.5%)했다. 선수들이 가장 시급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폭염 대응 방안으로는 경기 시간 변경이 52.6%(282명)로 1위를 차지했고, 폭염 특보 발효 시 선제적인 경기 연기 및 취소가 37.5%(201명)로 뒤를 이었다.
기타 주관식 의견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추춘제 전면 전환, 여름철 혹서기 리그 전면 중단, 한낮 주중 경기 편성 제외 등이 나왔다.
선수협 이근호 회장은 "이번 536명 선수들의 설문 결과는 그라운드 위에서 단순히 덥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음을 명백한 수치와 데이터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어지러움과 탈수는 물론, 일시적인 의식 저하까지 겪는 선수들이 70명이 넘는다는 것은 우리가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이며 응답하지 않은 선수들까지 생각하면 훨씬 많은 숫자가 폭염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소연 회장 역시 "경기장 시설이 부족해 아직도 태양이 떠있는 오후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여자 축구나 유소년 리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더구나 에어컨도 없이 더운 천막 아래 선풍기로 의지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에어컨이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 라커룸이라도 설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열기를 그대로 머금고 뿜어내는 인조잔디 구장에서 뙤약볕 아래 경기를 치르는 것은 보호받아야 할 선수들을 불가마 속에 억지로 방치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지소연 회장은 또 "프로야구가 폭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과감하게 경기를 취소하는 것처럼, 축구 역시 눈앞의 정해진 일정을 기계적으로 소화하는 것보다 선수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두는 유연하고 철저한 안전 행정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호소했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선수협은 이번 긴급 설문조사에서 도출된 객관적이고 뼈아픈 데이터를 근거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 한국여자축구연맹에 강제성 있는 폭염 대응 매뉴얼 마련을 공식적으로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선수협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관련 기관들과의 협의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실효성 있는 선진적 폭염 프로토콜이 최종적으로 도입될 때까지 그 진행 상황을 남녀 선수들과 대중에게 지속적이고 투명하게 공유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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