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액션 스타 이성훈, 영화 '반달'로 컴백…감독·주연·무술감독 1인 3역

입력2026년 09월 28일(월) 09:21 최종수정2026년 09월 28일(월) 09:30
사진=투비플랫폼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90년대를 풍미했던 액션 배우 이성훈이 영화 '반달'을 통해 감독이자 주연, 무술감독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났다. 이번 작품은 그의 영화 인생과 깊이 있는 무술 철학을 녹여낸 결실이다.

이성훈은 과거 영화 '테러리스트'에서 최민수의 상대 빌런 역을 맡아 강렬한 액션과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자신이 집필한 소설 '부킹 오브 나이트'를 직접 영화화한 '부킹 쏘나타'의 주연으로 활약했다.

1996년 신세대 나이트클럽 '줄리아나'를 배경으로 청춘들의 사랑과 방황을 다룬 '부킹 쏘나타'는 현재 주요 OTT 및 VOD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반달'은 이소룡과 성룡, 견자단 등의 액션에 열광했던 동양 전통무술이 서양식 이종격투기와 격투 스포츠의 확산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실에서 출발한다.

작품은 단순히 전통무술의 부활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싸움과 무도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무도의 본질과 자기방어의 의미를 성찰한다. 동시에 물질만능주의와 기회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의 인간상을 블랙코미디와 액션으로 풀어냈다.

영화는 인간을 '반달(이기심을 좇는 사람)', '온달(인품을 지키는 사람)', '초달(부조리를 바로잡으려는 사람)' 등 세 유형으로 분류해 이들의 충돌을 그리며 관객에게 '당신은 무슨 달인가'란 화두를 던진다.

극 중 액션 장면에 반영된 무도 철학도 눈길을 끈다. '반달'의 액션 장면에는 이성훈이 바라보는 무도의 철학이 녹아 있다. '최면수' 에피소드에서는 강한 상대와 맞설 때 두려움을 억누르기보다 떨림을 받아들이고 긴장을 풀어야 한다는 가르침이 등장한다. 초달은 온달에게 "떨리면 떨어"라고 말하며, 두려운 상황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말한다.

'꿩수'에서는 무도의 본질이 자기방어에 있음을 짚으며 싸움에서의 생존이라는 현실적 관점을 보여준다. 이종격투기 관장과의 대결에서는 규칙이 달라지면 승패도 달라질 수 있다는 설정을 통해 전통무도와 현대 격투의 차이를 드러낸다. 이처럼 '반달'은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무도와 싸움, 생존과 인간의 선택에 대한 질문을 담아낸다.

이성훈은 '부킹 쏘나타'를 에로영화라는 이유로 낮춰 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자신의 영화관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인생 자체가 액션이고 에로인데 삶의 반쪽인 에로를 비하하는 것은 삶의 리얼리티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사랑과 욕망 역시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부킹 쏘나타'가 젊은 세대의 사랑과 욕망, 소비문화를 다룬 작품이었다면 '반달'은 무술과 생존, 인간의 선택을 통해 보다 넓은 사회와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는 작품이다.

'반달'은 지난 1일부터 SK,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씨네폭스 등에서 공개돼 상영 중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15일 씨네폭스에서 영화 '왕과 함께 사는 남자'를 제치고 인기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배우에서 감독과 무술감독으로 영역을 넓힌 이성훈은 '반달'을 통해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무술에 대한 철학, 인간에 대한 시선을 직접 영화로 표현했다. 과거 액션배우로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가 이제는 자신의 세계를 직접 연출하는 창작자로 다시 관객 앞에 선 것이다.

'반달'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다. 물질과 생존을 좇는 반달인가, 사랑과 인품을 지키는 온달인가, 아니면 잘못을 바로잡는 초달인가. 그 답은 영화 속 인물이 아니라 관객 각자의 삶에서 찾아야 할 몫이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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