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뒤흔들 블록버스터…'오디세이', 놀란 향한 韓 사랑 잇는다 [ST종합]

입력2026년 08월 03일(월) 11:25 최종수정2026년 08월 03일(월) 11:25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 참석진 / 사진=권광일 기자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세계가 인정한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이 확장된 블록버스터를 선보인다. '인터스텔라'부터 '오펜하이머'까지, 놀란 감독을 향한 한국의 사랑이 '오디세이'로 이어질 전망이다.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영화 '오디세이'(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내한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프로듀서 엠마 토마스, 배우 맷 데이먼과 샤를리즈 테론이 참석했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신들의 분노에 맞서 싸우는 대서사시다.

작품은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넘어 놀란 감독이 오랜 시간 품어온 비전과 영화적 도전이 집약된 프로젝트다. 인간의 의지와 귀향, 신과 인간의 갈등이라는 보편적 주제가 놀란 감독 특유의 장대한 스케일과 철학적 주제 의식을 만나 어떻게 재탄생할지 기대를 모은다.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 참석진 / 사진=권광일 기자

먼저 놀란 감독은 "굉장히 오랫동안 한국에 오고 싶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됐다"며 "어제는 한강을 따라 걸었다. 날씨가 굉장히 더운데 들어가서 시원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았다. 소금빵도 맛있더라. 팬분들께서 저희를 환대해주셔서 좋았다"고 내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제 영화를 갖고 한국에 오고 싶었다. '인터스텔라'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한국 관객분들께서 '인터스텔라'를 정말 좋아해주셨고, 영화관에서 오랫동안 상영했단 걸 알고 있다"며 "가본 적 없는 나라에서 내 영화를 좋아하는 건 정말 신기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관객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테넷' 때도 오고 싶었는데 못 왔다가 드디어 '오디세이'로 오게 됐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계 거장으로서 매체 환경의 변화와 극장만이 갖는 장점도 언급했다. "영화가, 극장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건 관객들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경험이라 생각한다. 카메라를 통해 1인칭 시점으로 보고 있음에도 집단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 같이 있는 다른 관객들과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교류한다는 점은 개인적이면서도 집단적"이라며 "다른 어떤 매체도 제공할 수 없는, 극장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색다르고 유니크한 매체란 점에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장이 아닌 다른 여러 채널을 통해서도 영화를 접할 수 있지만 극장만 한 게 없다고 말씀드리겠다"며 "'오디세이' 같은 경우 관객들을 여정에 초대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갑판에 같이 있고, 산에 같이 오르는 것처럼 촬영했다. 그 여정을 함께 체험하셨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일단 샤를리즈 님께서 완벽한 대답을 해주셨다. 맷 대답은 나쁘진 않았다. 제가 영국인이기 때문에 낫 배드는 꽤 좋은 칭찬이다.

오래된 파트너 엠마 프로듀서에 대해서도 "매번 작업을 같이 한다. 이 정도까지 잘 맞는 파트너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치켜세웠다.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 사진=권광일 기자

놀란 감독의 단짝,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는 "저희를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저도 한국에 처음 왔는데 항상 와보고 싶었다. 좋은 기회로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입을 열었다.

허리에 한국의 전통 아이템 노리개를 착용한 그는 "어제 멋진 저녁을 먹었다. 유니버셜 코리아에서 이렇게 예쁜 선물을 주셨다. '오디세이'와 테마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전 한국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한강을 따라 걸었는데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너무 놀랐다. 크리스를 끌고 드럭스토어도 갔다. 그는 힘들어했지만 전 너무 재밌었다"며 "제 아들의 여자친구가 한국계 미국인이다. 한국에 가면 뭘 해야 하는지 알려줬는데 그중 소금빵을 먹는 게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놀란 감독과의 '오디세이' 작업 첫 삽을 뜬 때도 떠올렸다. "사실 이쯤이면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기에 놀랍진 않았다. 영화의 스케일 자체가 아주 어마어마하지 않나.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었다"며 "'오펜하이머'가 생각보다 많이 잘된 후 차기작에 관해 묻고 답변을 들었을 때가 가장 놀란 순간이었다. 크리스는 매번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기회를 활용하려 한다. 이번 작품이 유독 특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크리스가 이 이야기를 그냥 각색하는 것이 아니라 역대 최고의 제작비, 가장 큰 규모로 만든 게 놀랍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모든 촬영을 마친 순간, 현장에 있던 이들이 그곳을 떠나지 않았던 일도 회상했다. "당시 빨리 끝내고 싶다, 지쳤다는 느낌이었는데 아무도 촬영장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더라. 마치 트라우마처럼, 발이 꽁꽁 묶인 것처럼 다 그곳에 서있었다. 그게 너무 특별하고 놀라운 순간이었다."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 샤를리즈 테론, 맷 데이먼 / 사진=권광일 기자

10년 만에 내한한 맷 데이먼은 "다시 한국에 오게 돼 너무 기쁘다. 10년이 지났단 걸 믿을 수 없다"며 "전날 너무 재밌게 야구 경기를 관람했다. 아이들과 함께해 시차 적응이 필요해서 끝까지 보진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교롭게도 제 친구 중 야구 에이전트가 있다. 그 친구가 담당하는 선수 중 하나가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라며 "한국 야구 경기가 굉장히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꼭 관람하고 싶었다. 각 팀이 응원하는 게 정말 신기했다. 미국에선 그렇게 안 한다. 에너지가 대단하더라. 같은 스포츠여도 응원 방식이 달라 흥미롭고 재밌었다"고 밝혔다.

'오디세이' 캐스팅 제안에 대해서도 짚었다. "감독님께서 제게 전화해 역할을 주셨을 때부터 내 커리어 중 최고의 기회이자 경험일 거라 생각했다. 앞서 감독님과 작품 두 편을 함께한 적이 있었다. 역할은 작았지만 감독님의 작업 과정이 매우 훌륭했다. 접근법은 비슷하면서도 훨씬 힘든 프로젝트일 거라 예상했다"며 "워낙 야심 찬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 않나. 이렇게 열정적으로 작업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처음이었다. 모든 사람 한 명 한 명이 이곳에 있고 싶어 있는구나 확신했다.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촬영 중 놀란 감독에게 '퍼펙트'(Perfect)라는 말을 한 번도 듣지 못했다는 사연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맷 데이먼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곧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전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7편을 동시에 찍는 것 같았다'는 솔직한 심경도 털어놨다. "로케이션마다, 챕터마다 다 다른 이야기가 존재했다. 이전 로케이션에서 필요한 스킬들을 습득해도 다음 로케이션에선 쓸 수가 없었다"면서도 "차기작도 제안을 받는다면 당연히 '예스'(Yes)라고 할 것 같다. 감독님의 영화에 참여하는 건 어떤 배우라도 부러워할 것이다. 7편이 아니라 12편 같은 느낌이어도 찍겠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 참석진 / 사진=권광일 기자

샤를리즈 테론은 "전 몇 달 전 딸과 한국에 왔다. 한국의 문화를 너무 사랑하고 여기에 있는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한다. '오디세이'로 다시 오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 친구들이 좀 있다. 지난번에 사귄 친구들이다. 한국 음식도 많이 먹었다. 스킨케어도 신경을 썼다. 한국의 기술 덕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10살 딸과 왔을 땐 많이 걸어 다니고 구경을 했다. 다만 영화 일정으로 방문하면 좀 힘든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저희가 온 걸 알기 때문"이라며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에너지가 바뀐다는 이야기를 했다. 서울은 정말 아름답고 문화가 풍성한 곳이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그걸 느낄 수 있다. 비슷하지만 또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오디세이' 촬영 과정을 두곤 "전 이번이 감독님과 첫 작업이었고, 후반부에 합류했다. 상당히 떨렸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설명을 잘해주셔서 어느 정도 숙지하고 현장에 갈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 너무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마치 독립영화 같은 느낌이었다"며 "감독님 영화가 스케일이 장대하다 보니 이렇게까지 친근하게 작업할 수 있을 거라 예상을 못했다. 바다를 거니는데 갑자기 헬리콥터가 나타나 저희를 촬영하더라.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짜여져 있었다"고 떠올렸다.

'퍼펙트'란 말을 못 들었다는 맷 데이먼과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그건 맷 데이먼 씨의 이슈였던 것 같다. 전 전혀 다른 디렉션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퍼펙트'란 말을 못 들었단 걸 모를 정도로 즐겁게 촬영했다. 앞으론 잘 촬영하시길 바란다. 제 연락처는 그대로니 감독님께서 차기작도 연락 주셨으면 좋겠다"고 농담해 분위기를 띄웠다.

아울러 "'오디세이'는 그저 대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 감독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었다"며 "감독님께서 만든 칼립소는 굉장히 인간적이었다.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칼립소의 면모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배우에겐 항상 흥미로운 경험이다. 이런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다. 너무 기뻤다. 뭔가를 보여줄 수 있어 행복했다. 마음을 열고, 대본을 읽고, 감독님을 믿으면 되는 것 같다"고 놀란 감독을 향한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한편 '오디세이'는 오는 5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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