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춤췄다"…뮤지컬 '오페라', 예술과 권력의 충돌 [ST종합]

입력2026년 09월 30일(수) 17:34 최종수정2026년 09월 30일(수) 17:37
뮤지컬 오페라 프레스콜 / 사진=팽현준 기자
[신촌=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뮤지컬 '오페라'가 당대 최고의 예술가 3인을 통해 권력과 예술 그리고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30일 오후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뮤지컬 '오페라'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현장에는 추정화 연출, 허수현 음악감독, 김병진 안무감독을 비롯해 배우 문태유, 조병규, 백인태, 조환지, 임강성, 강정우, 정아인, 백서진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오페라'는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인 루이 14세와 두 예술가 몰리에르, 장 바티스트 륄리를 중심으로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서로 다른 배경과 권력을 가진 세 사람은 각기 다른 의미의 '예술'을 관철하기 위해 충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의 긴장감이 극을 이끈다.

이번 작품을 오랜 기간 준비해왔다는 추정화 연출은 "일단 루이 14세와 몰리에르, 장 바티스트 륄리 이 세 사람이 한 시대에 살았다는 게 신기했다. 이 세 명이 같이 작품도 만들었더라. 그 부분이 흥미로웠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셋이 어떤 걸 느꼈을까 싶더라. 세 사람이 서글픈 이별을 한 경험이 있는데 함께 작업하던 세 사람이 왜 헤어졌을까를 생각해봤다. 이 세 사람의 관계를 들여다보며 혼자 상상하기 시작했다. 행복했던 순간과 슬퍼했던 순간은 언제일까 생각해봤다"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다수 선보였던 추정화 연출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냐는 질문에 "드라마틱한 인생을 들여다보며 뭔갈 쓰고 싶단 생각이 드는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단순히 인물의 일생을 나열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물을 들여다보는 각도를 통해 많은 창작이 나올 수 있다. 이 작품도 한 명을 집중해서 보기보다는 셋의 관계를 각도 삼아 봤다. 헤어진 후에는 뭘 남겼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오페라'를 준비하며 허수현 음악감독은 "륄리의 음악과 바로크 시대 음악을 들으며 그때와 비슷한 톤의 음악을 만들고 발전시키며 전체적인 넘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작품의 제목이 '오페라'인 탓에 뮤지컬이 아닌 오페라 장르의 넘버로만 가득할 것 같단 오해도 있었다. 제목이 주는 중압감은 허 감독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제목이 '오페라' 아니냐. 악기 구성에서 많이 고민했다. 처음엔 클래식 악기로 구성하려다 그것만으론 전체의 드라마를 담을 수 없을 거 같았다. 뒤로 갈수록 오페라를 만드는 장면도 있기도 하고 다양한 장르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다른 뮤지컬에 비해 여러 색채가 가미됐다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병진 안무감독은 "루이는 궁정의 웅장함과 절제를 가져가면서 그의 상실감과 결핍을 일그러짐으로 차별성을 두려고 했다. 륄리 같은 경우 절박함 속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를 루이와 반대로 구겨짐으로부터 우뚝 서려는 모습으로, 또 몰리에르는 자유로움과 위트를 구성하려 노력했다"고 연출적 고심 포인트를 전했다.

이러한 창작진의 고민은 넘버 '타란텔라'를 통해 극대화된다. 권력에 휘둘리며 살기 위해 춤을 춰야 하는 륄리의 심리와 압박감이 시각적으로 보여진다. 추정화 연출은 작품의 핵심 키워드로 '타란텔라'를 꼽으며 "그 당시 타란튤라(독거미)에게 물렸을 때 내칠 수 있는 방법이 춤밖에 없었다더라. 미친 듯 춤을 춰서 땀을 통해 독을 빼내는 거다. 그런 사람을 타란텔라라고 하는데, 어쩌면 이 세 사람이 타란텔라를 추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더라. 그들이 인생과 운명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꾸민 춤으로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제목도 오랜 고심 끝에, 장르가 아닌 상징적 단어로서 '오페라'라는 제목이 채택됐다. 추 연출은 "'타란텔라'로 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오페라'라 밖에 없더라. 장르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세 사람이 함께 추구하던 완성체적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상징성으로 쓴 거다. 이 대단한 사람들이 함께 있을 수 있었던 건 오페라밖에 없었다. 예술에 대한 상징으로 무한한 상상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오페라'는 오는 10월 1일부터 18일까지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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