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윤정현 / 사진=DB |
키움 히어로즈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날 키움 승리의 일등공신은 불펜투수 윤정현이었다. 윤정현은 팀이 1-2로 뒤진 4회말 2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한 점만 더 내준다면 완벽하게 분위기를 내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윤정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인태와 5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결정구인 투심을 앞세워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끝냈다.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윤정현은 이날 좋은 타격감을 보유 중이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삼진)를 잡아냈다. 이후 김재환에게 2루타를 맞았고 포일과 함께 강진성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 3루에 직면했지만 김재호와 박계범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막았다.
윤정현은 5회초 타선이 5득점을 해준 데 이어 뒤를 이은 김준형(1이닝 무실점)-이승호(1이닝 무실점)-김재웅(1이닝 무실점)-하영민(1이닝 무실점) 등이 승리를 지켜내며 KBO리그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윤정현의 물오른 경기력은 이날 경기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다. 지난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는 팀이 4-3으로 앞선 3회초 무사 만루에서 정찬헌을 구원등판해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4회초에도 안타를 하나 맞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2이닝 3K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리 투수를 노려볼 만 했지만 아쉽게 뒤를 이은 불펜진의 난조로 홀드만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윤정현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2012년 KBO 신인 지명회의 8라운드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지만 동국대학교 진학을 택했다. 2013년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윤정현은 MLB 등판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016년 11월 방출 통보를 받았고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현역으로 입대했다.
전역 후 국외리그로 먼저 진출한 선수의 KBO리그 진출 유예 기간(2년)이 지난 윤정현은 2019 신인지명회의에 지원했고 히어로즈가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학주(롯데 자이언츠), 하재훈(SSG랜더스) 등 다른 해외 유턴파들에 밀려 많은 주목을 끌지 못했다.
KBO리그에서도 쉽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산 28경기에 등판해 41.2이닝 동안 승리 없이 1패 1홀드 6.7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절치부심한 끝에 마침내 17일 개인 첫 승리를 따낸 윤정현은 경기 후 "1승을 올려 너무 좋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이 생각이 난다"며 "2019년 입단한 후 처음으로 공식 인터뷰를 한다. 긴장된다"고 밝게 웃었다.
올 시즌 윤정현의 두 차례 등판은 모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는 이에 대해 "등판할 때 긴장은 한다. 그러나 '이겨야 한다',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긴장감을 잊는다"고 당차게 말했다.
윤정현의 최근 선전의 원인에는 투심 패스트볼이 있었다. 그는 "코칭스태프가 투심 패스트볼을 가르쳐주시고 활용법도 알려주셨다. 익히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투구 자세도 제구에 더 유리한 쪽으로 많이 바꿨다"고 설명했다.
현재 9승 5패로 3위에 올라있는 키움이지만 불펜진만큼은 결코 견고하다고 할 수 없다. 역전패는 많지 않지만 쉽게 이길 경기를 불펜 난조로 어렵게 끌고 가다 이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키움 불펜진이 6회 이전에 등판해 리드를 지키지 못한 횟수는 총 세 차례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윤정현은 올 시즌 두 차례의 호투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3년 동안 보여드린 게 없다. 어떤 보직이건 좋다. 한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윤정현이 키움 불펜의 필승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