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2세, 너도나도 연예계 뛰어든다…'인기의 대물림' 심화 [ST포커스]

입력2026년 10월 12일(월) 15:44 최종수정2026년 10월 12일(월) 15:44
이탁수 이준수 윤후 / 사진=빅보스엔터테인먼트, DB, 윤후 SNS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부모의 뒤를 이어 연예계에 발을 들이는 스타 2세들이 잇따르고 있다. 성인이 된 후 배우 등으로 진로를 구체화하면서다. 이들의 행보를 두고 유명세와 인적 네트워크가 인기를 대물림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배우 이종혁의 장남 이탁수는 지난 5월 빅보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배우 활동에 나섰다. 구성환, 문숙, 이주승, 이현균, 임지호 등이 소속된 이 회사에는 아버지 이종혁도 몸담고 있다. 부자가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하게 된 만큼, 이탁수는 아버지가 쌓아온 업계 내 기반과 접점을 공유하게 됐다.

이탁수는 2013년 예능 '아빠! 어디가?'에 동생 이준수와 함께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내 새끼의 연애' '내 아이의 사생활' 등 방송에 얼굴을 비춘 그는 아버지와 같은 배우의 길을 택했다. 최근에는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찰리 달튼 역을 맡아 무대 데뷔까지 마쳤다.

동생 이준수 역시 대중과의 접점을 이어가고 있다. 유튜버로 활동 중인 그는 그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젠 날 따라와' 등에 출연했으며, 지난달부터 공개된 디즈니+ 예능 '술래게임'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형이 배우로 진로를 구체화한 데 이어, 동생 역시 꾸준히 모습을 비추면서 이종혁의 두 아들이 나란히 연예계와 접점을 넓히는 모양새다.

배우 정웅인의 장녀 정세윤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정웅인은 딸과 함께 연극 '베니스의 상인'을 관람했다. 당시 정웅인이 "세윤이 이제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고, 정세윤은 '연극을 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정세윤을 비롯한 정웅인의 세 딸 역시 2014년 MBC '아빠! 어디가?'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아직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하기 전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대중에게 알려진 스타의 자녀가 성인이 된 뒤 같은 분야를 진로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사진=유튜브 채널 옆집 부부 서현철 정재은 캡처

'아빠! 어디가?'가 낳은 또 다른 스타 윤후도 비슷한 케이스다. 가수 윤민수의 아들인 그는 지난달 성시경의 곡 '좋을 텐데'를 리메이크했다. 그는 "제가 무슨 복이 있어 이 곡을 감히 커버할 수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곡이 나올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도와주시니 프로듀서 누나, 삼촌, 실장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소회를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 중인 그가 유명 가수의 히트곡을 새로 부르는, 진로와 무관한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비슷한 나이의 청년들이 취업난 속에서 진로를 고민하고 경력을 쌓을 기회를 얻기 위해 분투하는 현실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계 진출을 위해 오랜 시간 도전하고 무명 생활을 견디는 이들에게 유명 부모를 둔 자녀의 등장은 상대적 박탈감을 안길 수 있다.

물론 이들이 부모의 이름만으로 꿈에 다가섰다고 단정할 순 없다. 고양예고 연기과를 나온 이탁수와 이준수는 각각 동국대, 중앙대 연극학부에 진학하며 꿈을 키워왔다. 정세윤 또한 이제 막 진로를 준비하는 단계다. 부모가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이 기울인 노력과 앞으로 보여줄 성과까지 평가절하해선 안 된다.

그럼에도 이들이 누리는 기회에 부모의 영향이 없었다고 볼 순 없을 것이다. 업계에 대한 이해와 인적 네트워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이점은 개인의 노력만으론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하거나 부모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관심을 받는 상황까지 생기면 출발선은 더더욱 달라진다.

연예계가 실력으로 평가받는 곳이라면, 스타 2세들 역시 부모의 이름이 아닌 자신만의 성과로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인기의 대물림'이 당연한 특권처럼 받아들여지는 순간 공정한 경쟁은 불가능해진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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