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실화탐사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헬스 트레이너 양치승이 '실화탐사대' 보도에 불만을 드러낸 데 이어,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은 MBC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했다.

1일 스타뉴스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2민사부는 현주엽의 갑질 및 근무태만 의혹 보도와 관련, MBC '실화탐사대' 방송 내용은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현주엽의 손을 들어주고 "판결 확정 후 최초로 방송되는 '실화탐사대' 프로그램 첫 머리에 정정보도문을 화면에 내보냄과 동시에 진행자가 낭독하게 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실화탐사대'가 다룬 갑질 및 근무태만 의혹은 허위라는 주장을 일부 인정해 MBC가 현주엽에게 1500만 원을 지급하라 판결했다.

앞서 MBC '실화탐사대'는 지난해 4월 현주엽이 모교인 휘문고등학교 농구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불거진 갑질 및 근무태만 의혹에 대해 다뤘다. 현주엽이 휘문고 농구부 감독으로 부임한 뒤 훈련에 자주 불참하고, 아들이 소속된 휘문중 농구부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이었다.

현주엽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으며, 소속사 티엔엔터테인먼트는 현주엽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허위 사실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제공했음에도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해당 방영분에 대한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주엽은 지난달 4일 영상을 통해 "이미 모든 의혹은 허위였다고 밝혀졌는데 사람들이 그걸 모른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아들이 수개월 병원에 입원했고, 아내도 입원했다. 나도 입원 권유를 받았다.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며 "식구가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잔다. 또 감정 기복도 굉장히 심해진다"고 밝혔다.

또한 "30Kg 넘게 빠지니 의사도 놀랐다"며 "아내도 결혼 전에 40Kg대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46Kg 정도다. 아들은 농구선수를 시키라는 데 아이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회의 눈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양치승 역시 '실화탐사대' 보도에 대해 반박한 바 있다. 지난 8월 MBC '실화탐사대'는 양치승의 억대 임대 사기 피해와 체육관 폐업 등을 조명했다. 하지만 방송이 나가고 양치승은 '실화탐사대'에서 정작 본질적인 문제를 편집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강남구청 책임에 관한 문제를 명확히 드러내는 임차인 인터뷰 등은 모두 편집했다"며 "마치 임차인들이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지 않아서 문제가 된 것처럼 안쓰럽게 묘사돼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구청 관계자들이 제작진과 인터뷰한 내용 중 '부동산의 권리와 관계된 부분이라 임차인들이 조금 더 알아보셨어야 하지 않나. 민간업자와 임대차 관계를 맺으신 분들한테 매년 기간을 알려드리고 있다'고 한 부분에 대해 "마치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지 않아 생긴 문제처럼 편집돼 있다. 내가 '통상 임대 계약 갱신할 수가 없는 상황이면 3개월 전에 고지해 주는데 왜 아무 언질도 없었냐'고 따지자 말을 못하더라"라고 했다.

양치승은 "방송을 보면 '안됐지만 그러게 잘 확인하고 계약하지 그랬냐'는 감상 밖에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사회적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다양한 현장을 취재하는 만큼, 취재원의 반론, 명예훼손 등 법적 분쟁이 자주 발생하기 마련이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와 공정성이라는 날개를 잃지 않도록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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