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각 프로그램 포스터 / 사진=쿠팡플레이, tvN, MBC 제공 |
이전에는 고즈넉한 시골의 분위기와 여유로운 촬영 환경을 위한 선택지였다면, 이제는 프로그램을 통한 경제적 파급력까지 키우며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스포츠투데이는 이러한 예능 프로그램들의 지역에 미치는 긍정 영향을 조명하고, 제작 현장의 고충과 장기적인 효과를 위한 고민들을 짚어봤다.
◆예능 속 '맛'을 식탁으로…지역 방문객도 증가하며 경제 활성화
의도적인 과장 없이 진심으로 담아낸 지역의 풍경과 특산물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확실한 성과로 이어졌다. tvN '보검 매직컬'의 촬영지였던 전북 무주는 방송 직후 뚜렷한 정량적 성과를 만들어냈다. 무주군에 따르면 지난 1월 프로그램 첫 방송 이후 평일에는 하루 평균 200여 명, 주말에는 5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촬영장으로 발길을 잇고 있다.
이는 지역 대표 특산물인 무주 복숭아 판로 확대 등 실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보검 매직컬' 제작사 '몬스테라하우스' 측은 "우리가 떠난 후에도 그 공간이 마을을 위해 유지되고, 무주 복숭아 판매에도 도움이 되길 바랐는데 실제로 현장에 방문객이 늘고 구매가 이어져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쿠팡플레이 '봉주르빵집'의 제작사 스튜디오 여름날 김란주 대표 겸 작가도 지역 특산물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먹는 것이 주는 힐링과 행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특산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지만 실제 어느 지역에서 무엇이 잘 자라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고창의 특산물을 활용해 메뉴를 개발하고 이를 로컬 관광 자원과 자연스럽게 녹여 냈다"고 설명했다.
![]() |
|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
특히 '봉주르빵집'은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해 지역 상생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봉주르 청보리 밭 타르트, 봉주르 블루베리 에클레어 등 지역 특산물 베이커리는 이커머스 플랫폼(쿠팡)과 연계한 제품화까지 이어지며 콘텐츠 소비를 일상 속 지역 상생 체험으로 확장시켰다.
◆거창한 출발은 아닐지라도…작은 선의가 지역 사회에 미친 여파
이러한 예능들이 처음부터 '지역과 상생'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출발한 것은 아니다. MBC 대표 예능 '놀면 뭐하니?' 김진용 PD는 "'쩐의 전쟁'은 처음엔 '시골 촌놈들의 서울 꽁트물을 해보자' 해서 출발해 자연스럽게 멤버들끼리의 이야기를 지방으로 확장시키며 지금의 시리즈가 탄생했다"라며 탄생 비화를 밝혔다.
다만 지방으로 배경을 넓히면서 "이왕이면 지역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보태지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확대됐다. 김 PD는 "유재석 씨도 '지역경제를 위해 우리가 소비를 해야 한다' 이런 멘트를 자주 하시면서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를 살리는 그림이 프로그램에 담긴 거 같다. 저희도 답사할 때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신경 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보검 매직컬' 제작사 역시 '지역 살리기'라는 목표를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그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데 집중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검 배우의 바람처럼 그 공간이 우리가 떠난 후에도 마을을 위해 유지되었으면 좋겠다가 두 번째 목표였다"라며, 미용실 같은 편의시설이 부족한 무주읍 앞섬마을을 촬영지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책적 슬로건이나 작위적인 캠페인 보다는 그저 '웃음과 힐링'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우선적 목표에서 출발해, 무해하고도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진 셈이다.
◆예능의 본분과 대중매체의 책임 그 사이
예능이 지역 사회에 긍정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데에는 섬세한 고민과 배려가 있었던 덕분이었다. 지역의 가치를 조명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과정에서 제작진은 예능적 재미와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하는 매개체라는 책임감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타기를 타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 |
| 사진=MBC 놀면 뭐하니? 캡처 |
김진용 PD는 김해 가야랜드 답사 당시를 떠올리며 "본래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은 곳이라 평일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 정적인 부분이 있었다. 방송에도 유쾌한 포인트들이 있었지만, 자칫 '망했다' '볼거리 없다'는 식으로 왜곡되어 비칠까 봐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현장에서는 웃음 요소일지라도 지방이나 소상공인들을 희화화하거나 불편함을 줄 수 있기에, 촬영 및 편집 과정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김 PD는 "서로 상처를 주지 않고 웃음을 뽑아내는 그 간극을 맞추는 것이 제작진의 고충"이라며 "또한 서울 도심지의 시선으로 각 지역을 평가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늘 경계한다"고 전했다.
'보검 매직컬' 제작사 측은 "가장 고심한 건 지역을 단순히 방송의 '배경'으로만 소비하지 말자는 것이었다"며 "지역의 장점을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는 지역 안으로 직접 들어가 살며 주민들과 부대끼는 과정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담아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생각이다.
◆예능과 지역의 상생, 아직은 '반짝 이벤트'
이처럼 예능을 통해 지역에 대한 관심과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 '반짝 특수'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프로그램 IP(지식재산권) 활용에 대한 법적 한계와 소도시의 한정적인 예산 등 현실적인 장벽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김란주 대표는 "프로그램이 마무리된 이후 그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관광객 유치 등 지역에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면서도 "방송이 나간 이후에는 IP 및 인프라 협의가 쉽지 않아 한쪽의 의지만으로는 안 되고 제작 전부터 지자체와 방송사(또는 플랫폼) 등이 장기적인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지자체나 중앙부처, 한국관광공사 등에 프로그램 IP 활용 관련 제안서를 제출하더라도 검토 단계에서 흐지부지된 사례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김 대표는 "'봉주르빵집'이 오는 8월 KBS에서도 방송될 예정인 만큼, 방송을 통해 지역과 콘텐츠가 좀 더 알려지면 지자체에서도 관심이 생겨 인프라 및 상생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한결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결국 예능 프로그램이 쏘아 올린 활력의 불씨가 일회성 이벤트로 꺼지지 않으려면 기획 단계부터 제작사와 지자체, 플랫폼 간의 다각도 협업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방송 종영 후에도 지역 사회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IP 공유 모델과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만 예능과 지역의 참된 '윈-윈'이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