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위, 베풀지 않은 관용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때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입력2026년 08월 24일(월) 17:26 최종수정2026년 08월 24일(월) 17:57
사진=박위 SNS
[스포츠투데이 윤지혜 칼럼] 오늘의 대한민국은 실수나 잘못을 쉽게 용인해 주지 않는다. 물론 지극히 사사로운 개인의 영역은 눈에 띄지 않는 이상 예외다. 대부분 대상은 대중의 도마 위에 오를 만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로, 과거에서든 현재에서든 그 또는 그녀가 저지른 실수나 잘못이 어떤 도덕적인 선을 넘었을 경우 사람들은 곧바로 정의의 횃불을 들고 화형대를 쌓기 시작하는 게다.

박위가 빠진 함정도 동일한 맥락 위에 놓인다. 박위는 지난 14일 KTX에서 하차 중에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휠체어 바퀴가 걸리면서 낙상하는 사고를 겪은 후 자신의 유튜브에 해당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한 번의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전을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올린 것이었다.

아울러 특정 개인을 향한 비난은 자제해 달라는 당부 또한 잊지 않았으나 문제는 CCTV 영상을 공개했다는 데 있었다. 그로 인해 신원 특정이 불가능해야 할 개인이 말 그대로 ‘특정 개인’이 되어 공개 저격의 자리에 올려질 위험에 처했다. 심지어 현장에서 이미 정중한 사과의 뜻까지 전달받았다고 하니, 사람들에게 박위의 처사는 정의롭고 공익에 입각한 대응이라기보다 과도한 응징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겠다.

여기서부터 박위가 영상을 공개한 본래의 의도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 박위가 사회복무요원의 발을 납득하지 못한 것처럼, 사람들은 영상을 공개한 박위의 행동이 납득되지 않으니까. 그저 사과를 받고도 풀리지 않은 분노에 대한 사적 복수를 한 것으로 느껴질 뿐으로 이제 대중에게 공개 저격의 대상은, ‘특정 개인’은 박위가 된다.

이 생각지 못한 흐름을 타고 눈덩이처럼 커지는 논란에 박위는 영상을 삭제하고 “더 잘 도와주시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제가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다며 사과문을 게시했으나 대중의 시선과 마음의 온도는 여전히 냉랭하기 그지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위가 베풀지 못한 관용이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 격이랄까.

“이솝 우화에서 거센 공격으로 외투를 날려버리려 했던 바람은 지고, 따뜻하게 행인을 비춰 스스로 벗게 한 해가 내기에서 이겼다. 정의감을 내세운 공격은 바람, 공감과 배려는 해다.” 일본의 분노 조절 전문가 안도 슌스케의 저서 ‘정의감 중독 사회’에 실려 있는 한 대목이다. 정의감이 마녀사냥의 도구로 전락하는 메커니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상당히 유효한 이야기다.

[스포츠투데이 윤지혜 칼럼니스트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