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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지섭 / 사진=DB |
지난 2008년 개봉한 '테이큰'은 뤽 베송이 각본을 쓰고 제작한 프랑스 액션 영화다. 피에르 모렐이 연출을, 리암 니슨이 전직 CIA SAC 요원 브라이언 밀스 역을 맡았다. 작품은 파리로 여행을 떠난 딸 킴 밀스(매기 그레이스)가 정체불명의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되자, 아버지 브라이언(리암 니슨)이 추격에 나서는 내용을 담았다.
'테이큰'은 개봉 당시 대중의 구미를 당기는 작품은 아니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치곤 높지 않은 제작비에, 리암 니슨의 액션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개봉 후 제작비의 약 7배에 달하는 2억26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프랑스 영화 사상 유례없이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뒀다. 인기에 힘입어 '테이큰'은 3편짜리 시리즈로 이어졌다.
이후 10여 년이 지나 '테이큰'의 아성에 도전하는 작품 '김부장'이 공개됐다.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방영 전부터 '한국판 테이큰'이란 수식어와 함께 입소문을 탔다.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복수에 나선 아버지, 그리고 평범한 가장인 줄 알았던 주인공이 사실은 전직 특수요원이었다는 설정까지. 리암 니슨이 주연을 맡은 영화 '테이큰'을 떠올리게 한다.
자연스럽게 소지섭과 리암 니슨을 비교하는 시선도 따라붙었다. 같은 부성(父性) 액션 장르에, 두 배우 모두 '딸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아버지'라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국적은 달라도 부성애는 같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생명보다 딸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를 연기하며, 평범한 가장의 모습에서 순식간에 압도적인 전투력을 지닌 전직 요원으로 변신한다. 법도, 조직도, 국가도 딸을 되찾겠다는 의지 앞에서는 장애물이 될 뿐이라는 점 역시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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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테이큰 스틸컷 |
하지만 표현 방식은 다소 다르다. 리암 니슨이 냉철하고 직선적인 액션으로 아버지의 절박함을 보여줬다면, 소지섭은 묵직한 감정선 위에 죄책감과 책임감을 덧입히며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냈다. 분노를 크게 드러내기보다 침묵과 눈빛으로 감정을 쌓아가는 소지섭 특유의 연기가 '김부장'만의 색깔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흥행 성적도 만만치 않다. '김부장'은 방송 초반부터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고,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까지 끌어모았다. '테이큰'이 영화로 부성 액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면, '김부장'은 드라마로 그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소지섭은 리암 니슨을 뛰어넘었을까. 아직 세계 영화사에 남긴 '테이큰'의 상징성과 영향력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있다. 이제 소지섭은 더 이상 '한국의 리암 니슨'이 아니라, '김부장'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부성 액션을 완성한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한국에도 '테이큰' 같은 작품이 나왔다"는 말을 던졌다면, 이제는 "'김부장' 같은 한국형 부성 액션"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소지섭은 누군가를 따라가는 배우가 아니라 자신만의 얼굴을 가진 배우다. 리암 니슨이 세계 관객에게 '강한 아버지'의 원형을 보여줬다면, 소지섭은 책임감과 죄책감, 그리고 묵직한 부성애를 더한 한국형 아버지의 얼굴을 완성하고 있다.
'김부장'은 소지섭에게 또 하나의 대표작이 됐고, 부성 액션이라는 장르에서는 이제 리암 니슨과 함께 소지섭이라는 이름도 나란히 새겨지기 시작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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