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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김지훈 / 사진=쿠팡플레이 |
김지훈이 출연한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극본 정은경, 박수린·연출 이창희)는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기 인플루언서 부부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가 불륜조차 하찮아지는 감당 불가한 비밀로 얽히면서 폭주하는 연쇄 추돌 블랙 코미디다. 8부작 중 현재 5회까지 공개됐다.
김지훈이 연기한 재홍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잘생긴 외모와 달리 아내 경희(김혜수)의 그늘에 가려 배우로서는 아직 무명에 가깝고,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불륜을 저지르는 실수까지 한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서는 어딘가 짠하고 인간적인 구석이 드러난다.
김지훈은 재홍을 단순히 '얄미운 불륜남'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나 살아가면서 실수하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순간이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재홍이 잘못을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르는 건 맞다. 하지만 잘못을 하고 나서 반성하고, 상황을 좋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까지 얄밉게만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하고, 본의 아니게 잘못을 하기도 하지 않나. 그걸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서 공감을 느꼈으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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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김지훈 / 사진=쿠팡플레이 |
극 중 상황은 극단적이다. 불륜에 이어 시체 유기까지 벌어진다. 김지훈 역시 그런 재홍의 상황 자체에 공감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그 안에 담긴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의 감정에 자신의 경험을 대입했다.
김지훈은 "시체를 유기하는 상황에 공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마다 살면서 자기 나름의 극단적인 상황을 경험하지 않나. 그걸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발버둥쳤는지를 생각했다.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결국 살기 위해 애쓰는 인간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재홍의 또 다른 특징은 아내 경희보다 사회적으로 뒤처져 있다는 사실에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지훈은 이 부분에서 재홍의 '순수함'을 발견했다. 그는 "아내가 능력이 좋아서 잘 살면 고마운 거다. 삐딱한 마음이 없는 사람이다. 있는 그대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사람"이라며 "다만 순간적인 욕망에 현혹돼 잘못을 저지른다. 그런 어리석음까지 포함해서 재홍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김지훈이 재홍을 표현하기 위해 붙인 단어가 '하찮음'이다. 멋지고 완벽한 주인공이 아니라 어딘가 부족하고 초라한 인물의 모습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끌어안았다. 그는 "드라마 주인공들은 보통 멋있는 인물이 많다. 그런데 재홍은 세상 하찮은 사람이다. 그게 저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했고, 그 하찮음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으로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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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김지훈 / 사진=쿠팡플레이 |
김지훈은 이번 작품에서 '웃기기 위해 웃기지 않는' 연기도 선택했다. 블랙 코미디 장르인 만큼 코믹한 상황이 많지만, 억지로 웃음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상황에 충실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더 웃기려고 하면 결과적으로 안 웃겨지는 경우가 많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웃기고 싶은 욕구가 생길수록 그 마음을 내려놓고 상황에만 충실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혜수, 조여정, 김재철 세 명의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현장 역시 김지훈에게는 큰 자극이었다. 특히 김혜수와의 작업을 두고는 "완벽한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상대 배우가 잘해야 자신도 돋보인다는 믿음으로 상대를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김혜수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김지훈은 "김혜수 선배님은 상대방이 잘해야 나도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다. 제 연기를 본인 연기처럼 모니터해 주시고, 직접 아이디어도 주셨다. 중요한 감정을 표현해야 할 때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시작하기 전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우려를 완전히 없애주신 정말 좋은 파트너였다"고 떠올렸다.
김지훈은 특히 김혜수가 40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여전히 치열하게 준비하는 모습에 큰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저도 원래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인데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는 아직 멀었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김혜수 선배님이 그렇게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게 준비하는 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겸손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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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김지훈 / 사진=쿠팡플레이 |
24년 차 배우인 김지훈은 자신의 이미지가 한곳에 머무르는 것을 경계해왔다. 과거에는 밝고 친근한 캐릭터로 기억됐다면, 최근에는 강렬하고 무서운 역할까지 오가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의 재홍은 그 변화의 또 다른 지점이다.
그는 "배우로서 역할이 고정되는 건 지양하는 편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변주를 크게 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멋있고 각 잡힌 역할보다 이런 하찮은 역할이 조금 더 편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다음 선택도 변주다. 현재 촬영 중인 TV조선 드라마 '시고르 아모르'에서는 집 없이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떠돌며 빚을 받으러 다니는 채권추심 변호사를 연기한다. 김지훈은 "기존의 변호사에 대한 상식과는 다른, 거침없고 리얼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의 후반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예고했다. 그는 "반전에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계속된다. 상황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맞혀보겠다는 생각으로 보셔도 재미있을 것이다. 아마 다 빗나갈 거다"라며 웃었다.
누구나 살면서 잘못을 저지른다. 김지훈이 연기한 재홍은 후회하고, 사과하고, 다시 만회하려고 애쓰는 과정 속에서 점점 더 인간적인 얼굴을 드러낸다. 완벽하지 않아서 오히려 눈길이 가는, 김지훈이 말한 '하찮음'이 이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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