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뛰어넘겠단 건 오만"…'타짜4' 변요한, 나만의 색 찾아 [인터뷰]

입력2026년 09월 18일(금) 07:00 최종수정2026년 09월 17일(목) 15:14
타짜: 벨제붑의 노래 변요한 / 사진=CJ ENM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배우 변요한이 20년 동안 이어진 시리즈의 마지막 여정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전작의 명성을 의식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려 하기보다 자신만의 인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제 그의 몫은 끝났다. 남은 건 관객의 선택 뿐이다.

23일 개봉 예정인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이하 '타짜4')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 그리고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같은 이름의 절친 박태영(노재원)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 판을 벌이게 되는 범죄 영화다. 허영만 원작 만화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자, 영화 '타짜' 시리즈의 20주년의 피날레다.

변요한은 극 중 본능적으로 돈을 몰고 다니는 꾼으로 태어나 포커 비즈니스에 눈을 뜨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지만, 절친 박태영의 배신으로 나락에 떨어지는 장태영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그는 "사전 무대인사 때 아침부터 관객분들께서 많이 계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테일한 피드백은 아직 많이 받지 못했지만 자리를 채워주신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타짜4'는 당초 방대한 분량으로 제작됐다고. 변요한은 "원래 대본도 엄청 두꺼웠다. 편집본이 4시간 반 정도 나왔다. 극장에서 상영해야 하니 거의 반으로 줄였는데, 감독님께서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게 느껴졌다"며 "이제는 속이 후련하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더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로 했다. 관객분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품을 처음 제안받았을 당시에는 부담감도 컸단다. "막연했다. 솔직히 '또 나와?'라는 생각도 있었다"며 "읽어나가면서 '끝까지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나중에 다른 배우가 하는 모습을 보면 비겁한 사람이 될 것 같더라. 그냥 운명 같다는 생각이었다. 당당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었다.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장태영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그분들이 저를 장태영으로 바라봐주시니 그걸 믿게 되는 힘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 / 사진=CJ ENM

전작에 대한 존중은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원칙이었다. 변요한은 "예의와 존경, 약속이었다. 조승우 형도 그렇게 받아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무언의 응원을 받고 싶었다. 오마주 장면도 감독님께서 팬분들이 반가움을 느끼실 수 있도록 연출하신 것 같다"며 "1편에서 나온 모든 대사와 행위를 저희가 할 순 없다고 판단했다. 걷어낼 건 걷어내고 들여올 건 들여와야 했다. '현명하게 가자. 1편은 존중하고 레거시로 놓되, 우리만의 색으로 잘 만들어보자'는 게 답이었다. 사랑 받는 작품을 뛰어넘겠다는 건 굉장히 오만한 일이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에게 동료 배우들의 존재는 자신의 성장과도 맞닿아 있었다. "두 가지 마음이 늘 공존한다. 공동체 작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상대가 가진 재능이 훌륭하면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아왔지?' '뭘 보지?' '왜 이렇게 잘하지?' 하면서 너무 부러워한다"며 "전엔 멀리서 보고 염탐만 했다면 지금은 저를 인정한다. 더 큰 에너지를 만나면 상대를 높이면서 고개를 낮추고 들어가는 게 성장하는 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영화의 핵심 소재인 홀덤을 익힌 과정도 언급했다. 변요한은 "전 생각보다 몸이 먼저 가는 사람이다. '홀덤을 어디서 어떻게 쳐야 하나'란 생각부터 들었다. 자문해주시는 선생님들을 만나 직접 쳐보는데 '내가 여기 앉아서 뭐 하는 거지?' 싶기도 했다. 홀덤을 치려고 작품을 하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데 한 게임 한 게임을 하다 보니 사람의 야망이나 질투, 시기가 보이더라. 그게 허영만 선생님께서 작품 안에 심어놓으신 메타포가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실력이 중상 정도까진 올라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손기술을 가장 잘 쓰시는 분에게 몇 개월 동안 수업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외형을 구축하는 과정도 중요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제게 '타짜처럼 생겼다'고 하셨다. 과감해 보이기도 하고 거침없어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의기양양하면서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모습을 담고 싶어 하신 것 같다"고 떠올렸다.

운으로 치고 올라갈 때 장태영의 모습과 베트남에 버려진 뒤 살아남기 위해 강인해진 모습에 차이를 주는 노력도 더해졌다. "시간이 적다 보니 정말 갈아 넣었다. 제가 써야 하는 에너지보다 더 쓴 것 같다"며 "저혈당 쇼크로 쓰러져 응급실에 한 번 실려 가기도 했다. 그런 시간들을 저와 장태영이 함께 겪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살아야 하니까 살은 다시 조금 찌웠다"고 전했다.

극 중 어린 시절을 표현하기 위한 교복 연기도 화제가 됐다. 변요한은 "헤어팀, 메이크업팀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CG팀도 고생을 많이 해주셨다"며 "예전에는 기세로 갔다면 지금은 누구와 함께 입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노재원 씨와 같이 입으니 입을 만하더라. 롯데월드 교복 데이트도 누구랑 가느냐가 중요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변요한 / 사진=CJ ENM

그와 노재원은 드라마 '삼식이 삼촌'에서 처음 만났고, 이후 '타짜4'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변요한은 "'삼식이 삼촌' 당시 노재원 씨는 연기에 얼마나 진심인지 느껴지는 친구였다. 첫인상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캐스팅 소식을 듣고 바로 전화했다. '할 거야? 하자'고 했다. 반가운 소식이었다"며 "첫 주연으로 나서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재원 씨에게도 제가 의미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파트너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선배 배우로서 노재원을 챙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제가 원래 좀 세심한 편이다. 20대, 30대 때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사랑을 많이 받았다. 저도 파트너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거다. 그 친구가 살아야 저도 사는 거니까 손잡고 끝까지 가고 싶었다."

일본 배우 미요시 아야카와의 호흡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독보적인 분위기를 느꼈다.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묘한 아우라가 나오더라"라며 "여러 모습이 보였다. 예민해 보이기도 하고, 강인해 보이기도 했다. 신비로웠다. 타고난 배우가 아닐까 싶다"고 치켜세웠다.

한국어 실력에 대한 감탄도 이어졌다. "미요시 아야카 씨가 한국어를 정말 잘한다. 어느 날은 일본어로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께서 일본어 선생님께 '잘하는 거야?'라고 물어보실 정도였다. 잠깐 국적을 잊을 정도로 한국어를 너무 잘해온 거다. 마지막 날에는 스태프 100명에게 한국어로 편지를 써서 줬다"고 회상했다.

래퍼에서 배우로 데뷔한 문지훈(스윙스)과의 만남도 빼놓을 수 없었다. "전 '이런 사람이 있다'고 소개해드린 것뿐이고, 나머지 선택은 대기업과 감독님의 의견이었다. 결론적으로 하나가 됐기 때문에 '타짜' 팀에게 사랑받고 너무 좋은 관계가 됐다"며 "연기하는 동안엔 그냥 같은 배우였다. 보기 좋은 연기는 있어도 과정에는 정답이 없지 않나. 모든 과정이 너무 멋있었다. 그 친구의 비전을 제가 대신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이번 현장을 통해 여러 가지로 방향이 바뀌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내다본다"고 말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변요한 / 사진=CJ ENM

지난 2월 티파니 영과 혼인신고를 하며 유부남이 된 변요한. 결혼 이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연기할 때는 똑같은 것 같다. 만나는 분들마다 제가 '편안해 보인다'고 하더라. 결혼을 해서인지 몰라도 '더 남자다워졌다'는 말씀도 해주신다"고 수줍게 털어놨다.

이어 "연기보다 더 어려운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제게 의미 있는 시간이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공사를 정확하게 잘 구분해서 연기도 변함없이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가정도 잘 지키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려니) 어색해 죽겠다. 갑자기 식은땀이 난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중간계'를 시작으로 '파반느' '경주기행' '아버지의 집밥' '타짜4', 그리고 출연 예정인 '손 없는 날' '면도' '파문' '아덴만'까지. 연달아 영화를 택하게 된 이유도 물었다. 그는 "영화에 집중하고 싶은 시기였던 게 사실이다. 정말 영화를 좋아하고, 배우로서 존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극장이 너무 좋다.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영화를 통해 영감도 얻고 낭만도 느끼셨으면 한다. 관객분들을 뵙고 싶어 극장을 선택했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변요한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타짜4'만의 매력을 강조했다.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졌다. 1~3편을 못 보신 분들도 편하게, 즐겁게 보실 수 있다. 새로운 '타짜'를 만나실 수 있을 거다. 어려운 이야기도 아니다. 20년 만에 시리즈를 종결시킨 작품인 만큼 팬분들이 의리로라도 봐주셨으면 좋겠다(웃음). 기존 작품을 못 보신 분들은 새로운 '타짜'를 만나주시길 바란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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