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 'PD수첩' 출연…두 아들에 재산 절반만 증여한 이유 "미리 다 주면 효도 못 받아"

입력2026년 10월 06일(화) 14:23 최종수정2026년 10월 06일(화) 14:23
전원주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전원주가 자녀들의 상속 분쟁을 막기 위해 이미 재산의 절반을 증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남은 재산까지 생전에 모두 물려주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미리 다 주면 효도를 못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전국 법원에 접수된 상속재산분할 청구는 3612건으로, 10여 년 전보다 5배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치솟은 부동산 가격과 변화한 가족 형태 등이 맞물리면서 상속은 더 이상 일부 부유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6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상속 전쟁: 남겨진 가족의 시간' 편으로, 상속을 둘러싸고 갈라선 가족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생전에 부모의 뜻을 남기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짚는다.

20여 년을 홀로 살며 두 자녀를 키우면서도 딸을 유학 보낼 만큼 헌신해 온 70대 정수연(가명) 씨. 늘그막의 재혼 소식에 두 자녀도 누구보다 기뻐했으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 씨는 결혼 생활 5년간 남편의 반복적인 외도가 있었다며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갈등 속에 폐암까지 찾아왔다. 수년간의 투병에도 남편은 병실을 한 번 찾지 않았다.

이혼소송 1심 판결은 뜻밖이었다. 외도한 남편에게 오히려 재산 분할 1150만 원을 주라는 명령이었다. 정 씨는 억울함에 항소했으나, 끝내 판결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이혼이 확정되기 전 아내가 숨지자 남편은 법적 배우자라며, 정 씨가 재혼 전 피땀 흘려 마련한 부동산 두 채를 포함한 상속재산의 70% 이상을 자신의 몫으로 요구했다.

부양 의무를 저버린 가족의 상속을 막는 '구하라법'이 시행됐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상속권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재산권을 제한하는 일인 만큼 훨씬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슬픔도 가시지 않은 두 자녀가 소송에 나선 이유는 단 하나다. 재산이 탐나서가 아니다. 엄마가 평생 일군 것을, 엄마를 철저히 외면했던 이에게 넘겨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MBC

이번에는 경상북도의 한 시골 마을. 아버지가 남긴 2558평 땅을 두고 9남매가 갈라섰다. 장남 박동우(가명) 씨는 부모와 평생을 함께 살며 병수발까지 도맡았다. 부모 사후에도 돌투성이 땅을 농지로 일구며 동생들의 결혼 등 대소사를 도왔다. 가족 누구도 문제 삼지 않던 땅. 그런데 32년 만에 동생 박재경(가명)이 법대로 똑같이 나눠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승소할 경우 나머지 8남매가 손에 쥘 몫은 1인당 2000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송이 시작되며 남매들 사이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금이 갔고, 지척에 살면서도 말 한마디 섞지 않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렸다.

경기도에서는 3층짜리 건물을 두고 또 다른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아버지와 50년을 함께 살아온 어머니와 아들 김상훈(가명) 씨의 집에, 아버지가 숨진 지 두 달여 만에 '소유권이 바뀌었으니 집을 비우라'는 유언 집행 통지서가 날아왔다. 전처 소생의 세 누나가 건물을 물려받았다는 것.

모자는 유언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게다가 고인은 생전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었다. 김 씨는 아버지가 온전히 뜻을 표현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유언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고인의 진짜 뜻을 확인할 길도 없이 어머니는 다음 달이면 당장 길바닥에 나앉을 처지가 되었다.

부모가 살아생전 재산과 상속에 대한 뜻을 분명히 남기지 않으면, 그 빈자리는 남겨진 가족들의 엇갈린 기억과 주장으로 채워진다. 결국 부모가 떠난 뒤에야 '부모의 뜻'을 두고 가족들이 진흙탕 싸움에 휘말릴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한편 'PD수첩' 취재진을 만난 전원주는 자신만의 현실적인 상속 해법을 공개했다. 사후 분쟁을 막기 위해 이미 재산의 절반을 증여해 두었다는 것. 그러면서도 "미리 다 주면 효도를 못 받는다"며 남은 재산의 반은 끝까지 쥐고 있어야 한다는 뼈 있는 조언을 덧붙였다.

하지만 전원주처럼 생전에 상속을 계획하고 가족과 터놓고 이야기하는 부모는 드물다. 부모의 운명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는 문화 탓에 한 해 35만여 명의 사망자 중 유언을 공증해서 남기는 경우는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인지 기능 저하로 자산 관리가 어려운 '치매 머니'는 2023년 154조 원에서 2050년 488조 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2026년 민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된 지금, 변화한 가족 형태와 현실에 맞게 상속 제도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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