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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충전해줘 채수빈 / 사진=넷플릭스 |
지난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를 충전해줘'는 인공 심장 배터리가 방전된 남자와 전기 능력을 가진 여자의 찌릿 짜릿한 충전 빙자 로맨틱 코미디다. 동명이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작품은 공개 3일 만에 30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3위에 등극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포함해 브라질, 싱가포르, 인도, 튀르키예, 칠레, 필리핀 등 총 44개국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주인공 '나보배'로 시청자들과 만난 채수빈은 "보배를 사랑스럽게 여겨주셔서 감사하다. 드라마도 유쾌하게 봐주신 것 같아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출연을 결정하는 덴 고민이 많았다고. "제가 그동안 해온 역할이나 이미지와 비슷해 보일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미팅에 갔는데, '정말 잘 만들 자신이 있다'고 확신을 보여주시더라. 그 말을 믿고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보배는 상처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밝은 사람이지 않나. 이것저것 계산하면서 캐릭터를 만들기보다는 편안하게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나보배의 트레이드 마크인 곱슬머리는 가발이 아닌 자신의 머리였다. "매일 고데기로 한 올 한 올 볶았다. 몇 가닥씩 잡아서 하나하나 작업하다 보니 촬영이 끝날 무렵에는 머리카락이 거의 다 끊어졌더라. 촬영 후에 다듬고 또 다듬었는데도 계속 끊어졌다"며 "예전에 가발을 쓰거나 피스를 붙여본 적도 있는데, 그렇게 촬영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았다. 두통도 심하고 썼다 벗었다 하는 과정도 힘들었다. 오히려 6개월 동안 가발을 썼다면 더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안경 역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한 요소였다. "글을 쓸 때 안경을 착용하는 설정을 감독과 논의한 뒤 여러 제품을 써봤고, 제가 원래 갖고 있던 제품을 택했다. 그 안경이 보배와 정말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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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충전해줘 스틸 / 사진=넷플릭스 |
연기 과정에서도 '사랑스럽게 보여야 한다'는 의식은 최대한 덜어냈다. "보는 분들에게는 귀여워 보일 수 있지만, 보배가 스스로 귀엽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아니다. '여기서는 예뻐 보여야지' '귀여워 보여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 했다. 어떻게 하면 이 장면을 더 재미있게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했을 뿐이다."
하지만 몇몇 장면은 부끄럽기도 했단다. "'저를 혼자 두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술에 취해 들어와서 '피카츄'를 외치는 장면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촬영하고 나면 잊어버리지 않나. 어떤 컷이 실제로 쓰였는지도 모른다. 방송을 보는데 제가 이상한 춤을 추고 있더라. '어머, 이게 뭐야?' 싶었다"고 웃어 보였다.
자연스러운 에너지는 현장에서 동료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갔다. "말도 안 되는 장면을 조금 과장해서 코믹한 지점을 살려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어색하고 불편한 모습이 있다가도 극 중 인물들이 가까워지면 배우들 역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일부러 친해지려고 애쓰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나오는 텐션을 많이 만들어간 작품이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에서도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김영광 오빠가 처음에는 살갑게 다가오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나니 정말 편해졌다"며 "가식이 전혀 없고, 알고 보면 사람도 잘 챙긴다. 특히 형들을 정말 좋아한다. 그 덩치에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너무 귀엽지 않나"라고 치켜세웠다.
박수원 감독의 역할도 컸다. "감독님은 코미디의 포인트를 정말 잘 아시는 분이었다. '이거 좋다' '재밌다'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해주셨다. 배우들은 현장에서 감독님을 믿고 가야 한다. 디렉팅이 없으면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도 있다. 큰 그림을 보는 건 감독님의 몫이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배우 한 명 한 명의 연기를 보면서 전체적인 톤을 잘 잡아주시는 분을 좋아한다. 여자 감독님이시지만 굉장히 호탕하고, 흔히 말하는 '테토녀' 같은 면도 있으셨다."
밝은 분위기의 작품인 만큼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썼단다. "운동도 꾸준히 했고, 틈틈이 쪽잠을 자며 컨디션을 유지했다. 작품 전체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보배의 감정선을 충실히 표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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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충전해줘 김영광 채수빈 / 사진=넷플릭스 |
2013년 데뷔해 어느덧 14년 차 배우가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어릴 때는 연기하는 게 정말 재밌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의 삶을 느끼고 표현하는 과정 자체가 좋았다.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그런데 경험이 쌓이면서 이 작품이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제가 연기한 인물을 어떻게 느끼실지 고민이 많아지더라. '내가 너무 생각이 많아졌나' 싶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런 고민 속에서도 연기를 계속할 수 있게 하는 힘은 시청자들의 반응이었다. "팬분들께서 '이 작품을 보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거나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갔다'고 말씀해 주시면 마음이 정말 따뜻해진다. 감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책임감도 함께 커지는 것 같다."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보던 드라마였다고. "초등학교 3학년 무렵 '풀하우스'와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보며 배우들이 몇 달 동안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간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상상했던 것과 실제 작업 과정은 다르지만, 누군가의 삶을 깊이 바라보고 탐구한다는 점이 여전히 흥미롭고 재밌다. 대본을 읽고 인물을 이해해 표현하는 과정은 매번 새로운 것 같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바, 무대에 대한 애정도 변함이 없었다. "연극 무대가 주는 에너지가 확실히 있다. 리허설을 수도 없이 하면서 하나하나 만들어 관객에게 보여주는 작업이지 않나. 관객들과 직접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소중하다"며 "그래서 계속하고 싶다. 최근에 '렛미플라이'를 관람했는데 배우분들이 정말 잘하시더라. 저도 저 선배님들처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다 웃다 나왔다"고 회상했다.
앞으로의 작품 선택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여전히 고민이 되는 건 맞다. 다양한 걸 해봐야 연기적인 폭도 넓어질 수 있을 테니까. 그래도 지금 주어진 작품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자는 생각"이라며 "특정 장르만 편식하듯 보지는 않는다. 다양한 작품을 좋아하고, 특별히 정해진 취향 없이 다 열려 있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나를 충전해줘'를 떠나보내는 소회와 함께 인사를 건넸다. "보배의 에너지를 나눌 수 있어 저에게도 힐링이 된 작품이다. 머리 쓰거나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새로운 작품을 통해 열심히 연구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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