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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그데이'가 열린 랜더스필드 / 사진=SSG 제공 |
KBO리그 관중 수가 증가함에 따라 구단들의 마케팅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SSG 랜더스의 '도그데이'는 단연 KBO리그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이벤트다. 2013년 SK 와이번스 시절 프로스포츠 구단 최초로 시작된 도그데이는 올해로 14년째를 맞았다. 이제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하나의 스포츠 문화로 자리 잡았다.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SSG는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올해 도그데이를 기존 단일 경기 운영에서 벗어나 두 경기 규모로 확대했다. 지난 5일과 7일 KT위즈전에 진행됐는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양일 모두 10분도 안 돼 300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틀 합쳐 랜더스필드를 찾은 반려견은 약 250마리, 팬들은 600여 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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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 연계 도그 퍼레이드에 나선 유기견과 마스코트 랜디 / 사진=SSG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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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견 입양 홍보 부스 / 사진=SSG 제공 |
SSG 관계자는 "최근 유기견 보호와 입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도그데이를 통해 반려동물 가족뿐 아니라 비반려인들도 관련 문화를 접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올해 행사를 더욱 특화적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의 세심한 배려도 곳곳에서 돋보였다. SSG는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소·중·대형견으로 구역을 분리했고 의료진을 상시 배치했다. 더운 날씨를 고려해 별도의 그늘막 부스도 설치했다. 2023년부터 현장을 지켰온 의료 관계자는 "접종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있고 구역도 나눠져 있다. 지금까지 안전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주말 3연전 가운데 토요일(6일) 경기만 행사에서 제외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SSG 관계자는 "당초 3연전 모두 진행하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토요일 경기가 지상파 중계로 인해 오후 2시 낮 경기로 편성됐다"며 "땡볕이라 사람도 힘든 날씨기 때문에 경기 시간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양일간 경기 시작 수시간 전부터 랜더스필드는 평소와 다른 풍경으로 가득했다. 목줄을 차거나 유모차에 탄 반려견들이 보호자와 함께 입장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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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와 고글, 머리띠 굿즈로 한껏 멋을 낸 달이 / 사진=신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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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살 스트릿 출신 구월이. 보호자는 “9월에 입양해 이름을 구월이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 사진=신서영 기자 |
2살 반려견 구월이와 함께 온 김나운(32) 씨 역시 "도그데이는 전부터 워낙 유명했다. 올해는 일부러 기다렸다가 시간 맞춰서 신청했다"며 "구월이랑 같이 오니 정신은 없지만 너무 재밌다"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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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반려견 유니폼을 입은 비숑 오월이 / 사진=신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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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반려견 유니폼을 입은 말티푸 도토리 / 사진=신서영 기자 |
SSG 반려견 유니폼을 입은 16개월 비숑 오월이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진유민(23) 씨는 "평소 한 달에 한 번 정도 직관을 오는데 도그데이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강아지와 올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보니 너무 설레서 잠도 못 자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직관 때 반려견 유니폼이 따로 판매되는 걸 보고 '다음에 도그데이 오면 꼭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보고 바로 구매했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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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유니폼을 맞춰 입은 김정현(28) 씨와 반려견 겨울이 / 사진=신서영 기자 |
10년 넘게 LG 트윈스를 응원해왔다는 심성희(57)씨는 딸 김정현(28) 씨와 함께 반려견 봄(15), 여름(16), 겨울(7)이를 데리고 인천을 찾았다.
심 씨는 "SK 시절부터 도그데이에 6번 정도 참여했다. 타 팀 팬이지만 강아지와 야구장에 올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해마다 찾게 된다. 강아지들은 야구를 모르겠지만 가족처럼 함께 지내는 만큼 같이 오니 의미가 남다르다"며 "희망 사항이지만 다른 구단에서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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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풍댕댕 퍼레이드 / 사진=SSG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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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믹스 창석이는 체형에 맞는 반려견 유니폼이 없어 사람 유니폼을 입고 행사에 참가했다. / 사진=신서영 기자 |
올해로 두 번째 도그데이에 참가한 문송연(33) 씨도 4살 진도믹스 창석이와 함께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문 씨는 "직접 그라운드를 밟아보니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지 느껴졌다. 날씨가 너무 더웠고 바람도 하나도 안 불었다"며 "반려견과 같이 그라운드를 밟으니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가 시작되자 강아지 팬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야구를 관람했다. 치맥을 즐기는 보호자 옆에서 개껌을 씹는 반려견도 있었고, 텐트에 누워 조는 반려견도 있었다. 응원가가 흘러나오면 짖거나 주인의 손짓에 맞춰 응원 동작을 따라 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5일 경기에서는 양 팀 합쳐 4개의 홈런포가 터졌다. 타구가 외야 쪽으로 높게 날아갈 때마다 일부 반려견들이 고개를 들고 공을 응시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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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온 킹' OST에 맞춰 포즈를 취하는 반려견과 보호자들. / 사진=SSG 제공 |
구단의 노력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려견 두부와 함께 랜더스필드를 찾은 SSG 포수 조형우도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구단의 이러한 배려가 정말 반갑다"며 "과거에는 광주에 있는 가족들이 인천에 오더라도 홀로 남겨진 두부 걱정에 식사조차 제대로 못 하고 서둘러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도그데이 덕분에 두부와 함께 온 가족이 여유롭게 직관을 즐길 수 있었다. 우리 팀만의 독보적인 팬 문화라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12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KBO리그는 이제 단순히 경기를 보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장소로 진화하고 있다. 14년째 이어진 SSG의 도그데이는 올해도 랜더스필드를 조금 더 귀엽고 특별하게 만들었다. '네 발의 팬'들이 채운 외야 잔디밭은 야구장의 또 다른 즐거움을 보여줬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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