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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영 / 사진=대중문화교류위원회 |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다원공간에서는 '2027 패노메논 추진계획 발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최휘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박진영 공동위원장이 참석해 사업 추진 방향과 비전을 설명했다.
패노메논(Fanomenon)은 팬(Fan)과 현상(Phenomenon)을 결합한 이름으로, 팬덤을 중심에 둔 새로운 형태의 K컬처 프로젝트다. 지난해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 당시 처음 공개된 이후 약 10개월간 구체화 작업을 거쳤다.
최휘영 위원장은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이후 K컬처가 어떻게 더 넓고 깊게 세계와 연결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며 "패노메논은 다양한 K컬처 분야의 문화적 역량을 집약한 대규모 K컬처 축제로, 앞으로 만들어갈 큰 흐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영 위원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개월 동안 굉장히 신나고 즐겁게, 뜨겁게 준비했던 것 같다"며 "이 일을 시작한 이유는 괜히 멋있는 것 하나를 해야겠다는 게 아니다. K팝과 K컬처를 다음 세대까지 우리나라의 힘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지속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목적은 하나다. K컬처가 맞은 기회를 확고히 하고 최대한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정치권이나 정부가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최전방에서 뛰고 있는 분들에게 무엇을 해드리면 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팬덤 산업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K팝 팬들은 단순히 음악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가 된다. 팬들이 지지하는 가수의 마케팅과 홍보를 직접 한다"면서 "음악, 영상, 패션으로 나눠 볼 수도 있지만 소비자가 어떤 태도로 접근하는지를 보면 '팬덤 산업'이 보인다. 이 산업을 전 세계에 제안하고 대한민국이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패노메논은 크게 '패노메논 어워즈', '패노메논 페스티벌', 'K컬처 센터' 등 세 축으로 추진된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패노메논 어워즈'는 내년 12월 서울에서 열린다. 창동 서울아레나에서는 K팝과 해외 정상급 아티스트 공연이 펼쳐지고, 시상식과 중계 이벤트가 함께 진행된다. 서울아레나 인근에서는 팬덤 전시가 마련된다. 일산 킨텍스에서는 음악 공연과 함께 K푸드, 패션,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K컬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대형 페스티벌이 열린다.
시상식의 주인공은 아티스트가 아니라 팬덤이다. 박 위원장은 "분야별로 어떤 팬과 팬덤이 가장 뜨거웠는지를 리서치하고 분석해서 상을 준다"며 "처음에는 분야를 넓히지 않고 전 세계 가수 중 가장 뜨거운 팬덤 TOP10을 발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선정 방식은 투표가 아닌 데이터 분석이다. 그는 "투표가 아니라 지독할 정도로 치밀하게 조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며 "'올해는 저 가수 팬덤이 뜨거웠다'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데이터 매트릭스를 만들고 있다. 최고의 팬덤을 선정해 시상하고 수상자는 가수가 아닌 팬들이다. 가수가 대리 수상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팬덤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올해 가장 연기를 잘한 배우에게 상을 주는 것도 예술의 영역에서는 말이 안 될 수 있다"며 "부작용이 있더라도 순작용이 더 크다면 해볼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행사의 권위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아카데미나 그래미는 상을 받지 못해도 참석하지 않나"라며 "최대한 빨리 그런 권위와 신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공정하게 운영되고 조작할 여지가 없다는 믿음을 주는 시상식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패노메논은 공연과 시상식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와 협의해 서울 도심 곳곳에서도 축제를 열고, 해외 팬들이 11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공연과 전시,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검토 중이다.
주최 측은 행사 기간 총 방문객 52만 명 이상, 이 가운데 해외 방문객은 2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 원 이상으로 전망했다.
최휘영 위원장은 "서울아레나와 킨텍스의 하루 수용 가능 인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라며 "도심 행사 참여 인원은 제외했고, 입장료를 내고 관람하겠다는 인원만 판단했다. BTS 공연 등을 기준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2028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첫 번째 '패노메논 페스티벌'을 개최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코첼라와 가까운 성격"이라며 "시상식은 한국에서 열리고 축제는 외국에서 열린다. K컬처를 현지에 알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첫 개최지는 LA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사업인 K컬처 센터에 대해서는 "2만 석 규모 공연장 안에 관공서와 기업 전시장,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스토어를 함께 넣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주선 하나가 떠서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착륙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고 비유했다.
정부 지원과 민간 참여 방식도 기존 사업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제일 중요한 건 돈이 벌릴 것이라는 점"이라면서도 "1차적인 목표는 공익이다. 민간이 열정을 가지고 추진하고 정부는 공익성을 잃지 않도록 지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K팝 4사가 한목소리로 움직이는 이유도 다른 회사와 신인들에게 더 큰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며 "4대 기획사 중심으로 가는 일은 없다. 사람을 모으는 역할은 4사가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산업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행사가 연말에 열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 세계의 관심이 가장 많이 모이는 시기이고 한 해를 정리하는 상징성도 있다"며 "치열한 토론 끝에 12월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해외 정상급 아티스트 섭외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코첼라나 롤라팔루자처럼 권위를 갖게 된다면 톱티어 가수들도 충분히 오려고 할 것"이라며 "팬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쉽지 않은 도전임을 인정하면서도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도와달라.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안 될 확률이 높다"면서도 "예전에 K팝을 미국에 진출시킨다고 했을 때 아무도 안 믿었다. '박진영이 미국병에 걸렸다'는 말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러나 너무 멋진 일이다. 너무 멋있는 일이면 해봄 직하지 않나"라며 "지금 제 머릿속에는 우리나라가 12월이 되면 바글바글해지는 그림이 있다. 서울에서 이런 행사가 자리 잡아 전 세계 모든 팬덤의 시선이 서울에 쏠리는 모습을 실제로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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