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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 PD수첩 캡처 |
27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을 다뤘다.
지난 추석 연휴 흥행 1위를 달리던 영화 '암살자(들)'이 돌연 '별점 테러'를 받기 시작했다. 역사를 왜곡한 폐륜 영화라는 지적이었다. 여기에 국회의원들도 가세했다.
작품은 육영수 피격 사건을 다루며 범인 문세광에게 공범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사법적 판단이 종료된 사건을 52년 만에 다시 주목한 이유는 뭘까.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은 "그때 제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는데 저희 부모님뿐 아니라 저도 굉장히 뭔가 슬펐던 거 같다. 그 사건을 저도 계속 기억하고 있다가 그 당시에 나온 다큐멘터리를 봤다. 1974년 수사 발표와 간극이 너무 크더라. 이거는 영화로 다루고 싶은 매력적인 소재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공식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은 당시 현장 검증을 했던 서울시경 이건우 감식계장이었다. 1989년 국회에 출석한 그는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이 쏜 총에 맞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건으로부터 30년 뒤, 미국 대사관이 쓴 비밀 문건이 공개됐다. 보수 언론도 앞다퉈 해당 의혹을 제기했다. 수사에 석연치 않은 지점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허진호 감독은 당시 제기된 의혹을 토대로 영화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역사 왜곡 지적에 대해 "1974년에 발표된 수사 결과를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있었을 거 같다. 그런데 2005년에 밝혀진 새로운 사실들이 나왔다. 그 당시 주요 언론과 학자들이 던진 질문을 던졌는데, 그 질문들로 저는 영화를 만들고 극화시킨 거다. 그런데 '74년에 나온 결과에 따르지 않고 새로운 얘길 하느냐' '왜 거기에 의문점을 다는냐'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시작 전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설정 중 다른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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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은 암살범 배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다는 설정을 애당초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이런 설정 자체가 잘 안 맞았던 게 '내가 대통령이라면 그런 일을 시킬 수 있을까?' 상상하기 조차 싫었기에 배제하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식 개봉 전 관객 및 언론 시사 때에도 '역사 왜곡'에 대한 의문이나 반응은 없었기에 이런 반응이 의아하단 반응을 보였다. 직접 본 관객들은 "잘 짜여진 스릴러 영화다. 그동안 제기된 의문점을 그냥 마지막에 툭 던지는 영화다" "음모론의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것에 중요성을 두지 않았던 거 같다. 그것을 방향성으로 몰고가진 않았지만, 충분히 음모론적 특성을 띨 수 있는 자충수를 몇 가지 둔 게 있는 거 같다" "중간중간 의문을 갖게되는 부분이 있엇지만 그건 영화 창작자의 생각일 거 같다. 그걸 정치화시키는 건 아닌 거 같다"라는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영화계에선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에서 창작의 자유는 어디까지라 생각하고 있을까. 장이머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은 "창작은 어디까지나 창작이다. 반드시 모든 것이 사실에 기반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정상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은 "질문을 하는 건 예술가의 책무라 생각한다. 그런 게 없는 사회는 너무 참담하다"라고 말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가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일은 해외에서도 있었다. 미국 케네디 사건 암살 사건을 두고 영화 'JFK'에서 사건 배후에 CIA 등 국가권력이 있었다고 암시해 도마 위에 올랐다. 백재욱 영화 평론가는 "일방적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표현의 자유 선을 넘은 작품인가에 대해서는 미국 사회가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염려를 표하는 것과 상영을 못하게 막는 것은 다른 문제다"라며 "오히려 '이 음모론이 어디까지 검증되었는가를 이야기해보자'는 검증대에 올리는 기회로 삼았다"고 전했다.
창작물에 대한 비평, 비난을 넘어 신상 털기와 집단적 공격으로 번지는 가운데, 정치권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을까. 보수 정치인들이 창작물을 정치적 문제로 끌어올리면 보수 유튜버가 이를 확산시키고 있다. 사실 '암살자(들)' 이전에 '건국전쟁' 역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지만, 보수 여론의 반응은 지금과 달랐다.
오승훈 아나운서는 "영화인들은 이번 행태가 반복된다면 '금지영화'의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닐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창작자들의 예술적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다면 결국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의 역사를 과거로 돌리는 일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지켜온 가치를 흔들어선 안 될 것이다"라며 마무리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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