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박보경 "나를 의심하고 싶어요" [인터뷰]

입력2026년 10월 29일(목) 11:08 최종수정2026년 10월 29일(목) 11:36
박보경 / 사진=엘줄라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긴 공백 후 어렵사리 돌아온 연기 현장이었지만, 배우 박보경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캐릭터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잘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싶은 욕심 있는 연기자 박보경이 작품과 캐릭터를 향한 애정부터 공감대, 연기에 임하는 깊은 소회와 책임감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대본을 받으면 두어 번씩 읽으며 며칠간 신중히 고민하는 편이라는 박보경이지만,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극본·대본 윤영빈)에 출근을 결정하기까지 그의 과정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박보경은 "너무 술술 읽혀서 바로 '꼭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처음으로 제가 먼저 적극성을 보였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나 큰 매력을 느낀 거냐는 질문에 박보경은 "일도 잘하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는 모습이 좋았다. 빌런도 빌런이 아니었다. 인간 존엄성을 볼 수 있어 좋았다"라고 답했다.

박현숙 부장은 건조한 표정과 차가운 말투, 작은 액션으로 리더십을 보여줘야 했던 만큼 표현하기 까다로운 인물이었다. 박보경은 "제 부하직원 역의 배우들이 나보다 선배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웃음) 그래서 흰칠도 해보고 그랬지만 권위는 그런 걸로 생기는 게 아니라 밑의 사람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생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변 배우들이 박 부장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어 "감독님이 '상대를 많이 쳐다보지 말고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만 똑바로 바라보며 대사하라'고 디렉팅해 주셨는데, 정확한 워딩만 던지는 과정에서 박현숙이라는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구축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부장의 능력에 대해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인물'이라고 짚었다. 박보경은 "공은태(이준혁)와 양준호(서현우)에게 '너희 둘이 잘 어울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두 사람의 관계를 두 수 앞서 내다보는 것을 보며 인간에 대한 관심이 정말 깊은 인물이라 느꼈다"고 분석했다.

직장인이 아닌 박보경이지만 '워킹맘'이란 점에서 박 부장과 닮아있었다. 극 중 딸의 라이딩을 하는 박 부장을 연기한 박보경이 생각한 지점과 윤 감독의 생각도 일치하면서 박 부장의 워킹맘 면모가 탄생했다. 박보경은 "워킹맘의 가치가 드러나는 장면이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 역시 '모성을 잃지 않은 여성이야'라고 해주셔서 그 장면을 잘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길었던 공백기 동안의 심경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전했다. 박보경은 "방어기제일 수도 있는데 힘들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애썼다. 일하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차단했던 거 같다"라며 "슬픔이나 무대를 그리워하는 내 감정이 아이들에게 흐를까 봐 두려웠다"라고 회상했다.

복귀의 물꼬를 터준 것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었다. 박보경은 "배우를 다시 못 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던 중, 예전 제 공연을 보셨던 감독님께 연출 연락이 왔다. 그렇게 시작한 이틀 촬영이 복귀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엄마의 연기 행보에 대해 아이들도 "선역이야, 악역이야?"라고 물으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향후 후속 작품 및 연기 행보와 관련한 박보경의 연기관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박보경은 "아직 나 자신을 다 발견하지 못한 거 같다. '내가 어울릴까?' 스스로를 못 믿는 부분이 있다"라며 "나를 의심할 만한 역할이 왔으면 좋겠다. 잘하는 거 말고 '안 어울리는데?' 싶은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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