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가능한 사랑 / 사진=팽현준 기자 |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31st BIFF) 아이콘 부문 초청작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이창동 감독,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참석했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날 이창동 감독은 작품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해고된 노동자들이 해고된 자체보다도 해고된 과정에서 시장에서 경쟁률, 수익성이 중요한 시대로 바뀌어버린 것에 대한 좌절이 컸다. 해고된 사람과 남아있는 사람을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눌 정도로 깊이 고립됐다.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게 되는 집단적 정신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런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변화하는 자체가 계기가 되는 것이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재도 하고 시나리오를 하고 프리프로덕션 단계까지 갔다. 과연 내가 이들의 이야기를 내가 할 자격이 있나 싶었다. 이들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확신을 가지지 못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결국에 영화를 엎게 되었고, 노동의 의미가 급속도로 사라져가고, AI 시대가 돴다"며 "그러다 작가가 다큐멘터리 감독 이야기를 같이 해보는 게 어떨까라고 제안을 해왔다. 그러다 나 자신의 정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어 결국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 영화는 시선에 관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누가 누구를 보는 시선.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누가 누구를 보는 관계, 그 관계에서 오는 힘, 서로를 대하는 태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화 속에서 관객들이 느끼게 하고 싶어서 처음부터 철이의 시선이 나온다. 이를 따라가다보면 나 자신, 관객의 시선처럼 느껴지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 |
![]() |
'가능한 사랑'은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 첫 상영 후 현지 기립박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수상 소식에 설경구를 시작으로 조인성, 조여정 등은 눈물을 흘리기도. 설경구는 "놀림을 많이 당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영화를 한국에서 볼 때보다 그날 진짜 제대로 본 것 같다. 확 내 안에 스며들어 속울음이 시작되자 박수를 받으니 벅찼던 것 같다. 촬영장이 눈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옆에서 조인성이 같이 울어줘 덜 창피하다. 또 보니까 조여정도 울고 마음이 벅찼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조인성 역시 "영화의 감동과 감정들이 동기화 돼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곤란했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이상하게 달과 엔딩에 나오는 음악 소리만 들으면 설경구와 함께 울컥하는 순간이 있었다. 프로모션하면서 조심하고 있다. 두 번은 안 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당시를 회상한 조여정도 "나도 눈물을 참고 있었는데, 두 남자가 울고 있길래 주체가 안 되더라. 감정의 파도가 정말 컸다. 관객들과 우리 배우들도 감정의 파도만큼 여운을 느끼고 눈물을 흘린 것 같다"고 밝혔다. 전도연도 "울컥하긴 했는데, 옆에서 너무 울더라. 그렇지만 영화 속 마음처럼 설경구를 안아준 것 같다"고 얘기했다.
배우들은 작품이 가진 관계의 정의, 사랑의 여운의 힘을 강조했다. 조인성은 "이창동 감독의 작품은 선과 악, 이분법으로 답을 내리지 않는다. '가능한 사랑'을 보면 인물을 그 인물대로 받아들이게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설경구는 "가장 보편적인 대한민국의 남성성을 상징하는 인물을 맡았다. 영화평 중에 '내가 호석이다, 나의 아버지가 호석이다'라는 평도 있었다"고 얘기했다.
미옥으로 시작해 미옥으로 끝나는 '가능한 사랑'. 해당 캐릭터를 맡은 전도연은 "일단 이 감독님과 작업할 때는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 마음을 최대한 열어놓고 현장에 갔다. 미옥은 나와 닮아있는 부분도 있고, 여기있는 모든 분들도 불안을 조금씩 안고 산다고 생각한다. 그 불안이 자기한테 가능한 사랑, 남편, 가족을 지키기 위한 불안이라 처음부터 많이 공감돼 닮아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옥은 여기 있는 세 분들을 보고 느끼면서 하는 거라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며 많이 느끼려고 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여정은 "영화 내내 미옥(전도연)과 호석(설경구)만 보고 갔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습들이 많았다"며 "어릴 떄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 모습이 같은 배우인데도 배우로 느껴지지가 않더라. 내 앞에 배우가 이렇게 연기가 아닌, 이렇게 진짜를 하면 내가 덩달아 예지(조여정)로 나오지라는 순간 중에 하나였다. 호석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인터뷰가 정말 중요하다. 너무 힘들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실컷 울었다. 관객으로서 호석의 마음을 받아주고 싶었고 너무 행복했다"고 밝혔다. 부부 호흡을 맞춘 조인성에 대해서도 조여정은 "작업을 처음 해봤는데 이미 같이 오래산 남편같았다"고 흡족해했다.
조인성도 설경구와 전도연의 연기에 극찬을 보내며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만큼의 강렬함이 있었다. 예지의 인터뷰 후 블루라는 강아지가 와서 위로를 해주는 장면이 있다. 블루가 참 잘해줬다. 유일하게 배우들 중에 감독님의 디렉션에 자유로웠던 것 블루 하나였다. 그 친구가 많은 것을 살려줬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이창동 감독은 "네 사람이 고기를 같이 구워먹는 장면이 있다. 영화 시간 30분 정도 쯤 나오는 장면이다. 네 사람이 처음으로 같이 있고, 이들의 관계 텐션이 보여지는 장면이라 굉장히 중요하다. 캐릭터들이 각각 보여져야 하고, 미묘한 긴장감과 어색함, 재미가 보여야 했다"며 "그 중에 스티브 잡스 이야기는 영화 전체 주제와 연결되는 대사다. 미옥이라는 여자의 수다스럽고 푼수같은 대사이지만 숨은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그게 스티브 잡스라는 새로운 기술 혁명 상징이지만 무서운 자본과 결합해 우리 삶을 송두리채 가려잘 수도 있는 사람 아닌가. 그런 주제도 은연 중에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어려운 장면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잘 끝나서 가장 좋았다"고 덧붙였다.
'가능한 사랑'은 11월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