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프로야구 영웅' 장훈, 백인천 전 감독 추모…"한국 야구를 개척할 존재였어 "

입력2026년 08월 16일(일) 11:48 최종수정2026년 08월 16일(일) 11:48
백인천 전 감독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재일교포이자 일본 프로야구의 영웅으로 불리는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씨가 고(故) 백인천 전 감독을 추모했다.

장 씨는 16일 일본 매체 '스포니치'에 기고한 글에서 백 전 감독은 나보다 세 살 어린 소중한 후배이자 같은 시대를 함께 달려온 동료였다.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장 씨는 "백인천 전 감독은 매우 기가 셌던 남자였다. 한국에 프로야구가 없던 시절 홀로 일본으로 건너왔는데, 지지 않겠다는 강한 마음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라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어 "도에이 플라이어스(현 니폿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1962년 한국 야구 관계자로부터 '좋은 선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백 전 감독을 훈련에 참여시켰다. 포수로서 체격이 좋고 주력도 좋아서 당시 미즈하라 시게루 감독에게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백 전 감독은 일본에서의 생활이 쉽지 않았다. 장 씨는 "백 전 감독은 무엇보다 언어 장벽 때문에 고생했다. 첫해는 내 뒤를 따라다니며 일본어를 공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워낙 기가 센 성격이라서 자신이 낸 사인대로 투수가 공을 던지도록 요구했고, 투수들과 의견이 맞지 않자 외야수로 전향하기도 했다. 오히려 이 과정이 일본에서 성공하게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또 "백 전 감독은 도에이 4번 타자였던 오스기 가쓰오와 사이가 좋지 못했다. 경기 전 싸우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10분만 허락하자 둘은 모두가 지켜보는 클럽하우스에서 주먹을 휘둘렀다. 지금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였다"고 떠올렸다.

장 씨는 1959년부터 1975년까지, 백 전 감독은 1962년부터 1974년까지 도에이에서 함께 뛰었다. 이후 롯데 오리온스(현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다시 재회했다.

장 씨는 "내가 1980년 롯데에서 개인 통산 3천 안타를 기록했을 때 백 전 감독과 함께 뛰었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했을 때 백 전 감독을 MBC 청룡에 선수 겸 감독으로 추천했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의 개척자가 될 수 있는 존재였다"고 했다.

1962년 자유계약을 통해 도에이 플라이어스에 진출한 백 전 감독은 다이헤이요 라이언스(현 세이브 라이언스), 롯데 오리온스(현 지바 롯데 마린스), 긴테쓰 버팔로스 등을 거쳤다.

특히 다이헤이요 라이언스 시절인 1975년엔 타율 0.319를 기록하면서 퍼시픽리그 타격왕까지 수상했다.

이후 백 전 감독은 지난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MBC 청룡의 감독 겸 선수로 한국에 돌아왔고, 그해 타율 0.412를 기록하면서 위 프로야구사에 유일한 4할 타자로 남았다.

그는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2년을 더 뛴 1984년에 현역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했다.

1985년 청보 핀토스 타격 인스트럭터를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백 전 감독은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재창단한 LG 트윈스의 초대 사령탑을 맡아 '혼(魂)의 야구'를 주창하며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 최고의 시절을 보냈다.

이후에도 LG(1990∼1991년)를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1996∼1997년), 롯데 자이언츠(2002∼2003년) 세 팀을 지휘했으며 삼성,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는 타격 인스트럭터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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