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칭찬은 서현우도 호연하게 한다 [인터뷰]

입력2026년 10월 29일(목) 14:55 최종수정2026년 10월 29일(목) 14:57
서현우 /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입체적인 캐릭터는 작품에 흥미와 현실성를 부여하지만, 인물을 표현하는 배우에게 있어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하극상이나 하는 빌런인 줄 알았더니, 내 편일 땐 그 누구보다 든든한 직원인 양준호란 인물도 그렇다. 균형잡힌 연기를 위해 자신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쌓아올린 배우 서현우의 연기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현우는 K-직장인들의 삶을 그린 오피스 드라마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극본·연출 윤영빈)에서 영업 5팀 양준호 대리 역으로 분했다. 극 초반, 양준호 대리는 일상에 무력하던 공은태 팀장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공은태의 선배이지만 직급은 낮은 양준호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선을 넘으면서 두 사람의 미묘하던 관계에 변화가 생겨난다.

서현우는 이러한 캐릭터의 배경과 생각을 어떻게 분석했을까. 양준호를 "영업 실무에 있어 누구보다 확신이 있는 사람"이라고 본 서현우는 "특히 승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더더욱 억울한 감정과 받아들이지 못한 게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확신과 자신감이 있는 만큼 승진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감정이 드라마틱한 '개김'으로 나타난 게 아닐까 싶다"라고 봤다. 실제로도 양준호 캐릭터는 확실한 분석과 진행 능력을 보여주며 '재능 있는 직원'으로 그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팀장을 얕본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두 사람의 묘한 줄다리기가 폭발하는 장면에서 서현우는 수치심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혼자 대본을 분석하고 상상하던 것과 달리, 모든 영업부 팀들의 공간이 트여 있어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하극상을 노출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서현우는 "그런 공간이 주는 질감이 저의 연기에도 큰 영향을 줬다. 그래서 혼자 연습할 때는 생각하지 않았던 '아무것도 아니에요'라는 대사도 하면서 그 장면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모멸감과 현장감이 더 커진 거다"라고 말했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스틸 / 사진=티빙 제공

현장감이 주는 힘만 아니라 서현우가 겪었던 비슷한 경험도 그의 연기에 보탬이 됐다. 뮤지컬 공연 당시 안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공개적으로 혼났던 경험이 있다는 서현우는 "저에게 집중되는 시선과 공기가 굉장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 속 흔한 경험은 아니지만, 폭력적인 관심 속 궁지에 몰린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을 연기로 풀어냈다. "자기 통제를 잃은 느낌이다. 직장 상사 앞에서 욕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 다수의 시선과 궁지 속 어쩌면 진짜 욕이 튀어나올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은 연예인들에게 흔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서현우는 "재미있는 지점은 저 역시 그런 상황이 익숙해지진 않는다. 시선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늘 설레고 긴장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그런 어색함을 연기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서현우는 떨림을 설렘으로 받아들였다. "시선이 익숙해져서 떨리지 않는 경지가 된다면 오히려 이 일이 재미가 없을 거 같아요."

앞서 다양한 악역을 연기했던 서현우는 이번 작품에서 선도 악도 아닌 인물을 연기했다. 그렇기에 선과 악, 위트와 진중함이 공존하는 양준호란 캐릭터는 그를 고심하게 만들었다. "갑질 거래처에 욕을 하는 장면에서는 자칫 통쾌하고 부하를 위해 정의로워 보일 수 있지만, 저의 이미지나 연기 방식이나 톤이 무섭거나 너무 폭력적이기만 했다면 입체감에 해가 됐을 것이라 생각됐다"면서 "날 선 악을 보여주면 선한 영향을 연기할 때 돌아오기 쉽지 않다. 그래서 그 강도를 조절하는 게 쉽지 않다"라고 고백했다.
서현우 /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만약 공은태처럼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어땠을까. 서현우는 "만약 130억이라면 직장을 그만뒀을 것 같다.(웃음) 다만 작품에선 13억이라, 직장을 그만두진 못하지만 목돈이 생겼다는 느낌은 주는 금액"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서현우에게 액수적인 측면보다 이후의 삶이 더 중요했다. 그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할 거 같고 세상과 관계를 보는 시각도 확장될 거 같다.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고 큼직한 사건과 방식을 고민할 거 같다. 좀 더 과감해지고. 한편으로 그것이 돈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 씁쓸하지만 자본주의 안에서 돈의 가치는 무시할 수 없지 않나. 펑펑 쓰고 과시하는 것에서 자신감을 얻는 게 아니라, 통장에 들어있을 뿐인 건데 이 돈이 내 인생에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현우에게 있어 연기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야 말로 '로또'가 되어 돌아왔다. 영화 '헤어질 결심'을 통해 호평을 얻은 뒤, 서현우는 다른 작품에서 굉장히 자신감을 갖고 연기적 선택을 과감하게 하는 걸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소극적이던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는 걸 느낄 때가 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던질 때 좋은 결과로 나타나더라"고 덧붙였다. 그간 차곡차곡 적립해 온 '극찬'이 지금의 서현우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 듯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주요뉴스

기사이미지
"박시후가 가정 파탄" 허위사실 유포자 징역…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배우 박시후와 관련한 허…
기사이미지
'96라인'과 손흥민 모두 뽑힌 소집…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주장은 손흥민…
기사이미지
강석우, 할아버지 됐다…'연세대 정…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배우 강석우가 할아버지가 됐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