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 '취사병' 퀘스트 완료 [인터뷰]

입력2026년 06월 30일(화) 12:25 최종수정2026년 06월 30일(화) 12:23
한동희 / 사진=스프링 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낯선 캐릭터를 제 몸처럼 체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부딪쳤던 시간들. 배우 한동희는 그 값진 과정을 통해 첫 주연으로서의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냈다.

한동희가 출연한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극본 최룡·연출 조남형/이하 '취사병')는 이등병 강성재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 드라마다.

작품을 향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은 7%대의 꾸준한 시청률과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3주 연속 1위라는 수치에서 드러난다. 한동희 역시 이런 부분에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면서 "전 연령대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걸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동희는 극 중 대원들에게는 따뜻하지만 부조리 앞에선 뜻을 굽힐 줄 모르는 강림소초장 조예린으로 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동희는 '예린이 그만 괴롭혀'를 꼽았다. "제가 예린이를 연기한 이유도 있겠지만, 극 중에서 예린이에게 친절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건강하게 병사들을 돌보고 옳은 말을 명확하게 하는 인물이란 게 참 대견했다. 그래서 그런 반응을 접하면 뭉클해지더라"고 말했다.

한동희는 조예린이란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때 좀 더 거침없고 '매운맛'이었다고 회상했다. 한동희의 연기와 조남형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을 만나면서 우리가 아는 조예린이 완성됐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스틸 / 사진=티빙 제공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기에 한동희는 "웹툰을 좋아하기도 했고, 군대에 관한 이야기라 도움이 되는 단어나 환경, 상황이 작품에 드러나서 참고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원작이 있는 작품은 필연적으로 원작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동희도 이를 알고 있다는 듯 "조예린이란 인물은 원작에 없던 인물이라, 취사병이라는 존재들이 어떻게 매체화됐을 때 기대가 엄청나다는 걸 저도 안다. 그걸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다는 게 컸다"면서 "물론 걱정이 됐지만 혼자가 아니라 다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의지도 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주연 중 유일한 홍일점인 한동희는 군대에 대한 경험이 없어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힘들진 않았을까. 한동희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 있어 "예린이 같은 경우에 기존 상황 자체가 간부로서 군 생활이 체화가 돼 있고 생활화 된 인물이라 자연스럽게 이행하고 싶었다. 기본적으로 예린이는 정의에 있어서, 과거의 서사나 좌천된 인물이라는 배경 속에서도 옳고 그름에 있어서 건의할 부분을 명확히 얘기하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라고 전했다.
한동희 / 사진=스프링 컴퍼니 제공

원작에 없는 드라마 오리지널 캐릭터인 조예린은 홍일점이기도 하지만 군대 내 부조리를 수면 위로 올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군대라는 폐쇄적인 집단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캐릭터로서 드라마가 가진 메시지와 서사에 큰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조예린이 진실을 모두에게 알리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좌천까지 되는 억울함도 있었다. 조예린처럼 억울했던 경험이 있었을지 궁금해졌다. 이 질문에 한동희는 조심스럽게 "아직은 내가 무지하단 생각을 한다. 억울한 감정이 들 순 있어도 그 순간에 감정이나 생각을 내비치지 않는다. 그건 충동적인 거라 생각된다. 내가 예민하거나 몰랐을 수 있다 생각해서 바로 얘길하진 않지만, 제안을 하면서 에둘러 표현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희는 "부조리에 대한 생각이 명확하긴 하지만 문제점이 있을 때 그걸 줏대있고 명확한 건 좋지만 전달될 때 아집이 아닌가 경계를 많이 한다. 내 생각을 많이 하는 걸 수 있지만 타인이 말에서 상처를 받게 되는 게 있을 수 있어 조심하게 된다. 언어로 전달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그렇게 되더라"라며 소신을 밝히는 것에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한동희 / 사진=스프링 컴퍼니 제공

이번 '취사병'을 통해 드라마에서 첫 주연을 맡게 된 한동희는 "원작에 없는 인물을 드라마화하는 상황에서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책임감이 많이 느껴졌다. 원래도 책임감이 높아 끈질기게 하려는데 포기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이라 모르는 것도 많아서 그런지 좀 더 크고 부담으로 다가왔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한동희는 "그래도 역시 해봐야 하는 거라 생각들었다. 몰랐기 때문에 무서웠던 거지 해보니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주시기도 했고, 선배님들을 포함해 다들 도움을 많이 주셨다. 배려도 많이 해주고 오히려 주연으로 했을 때 이 멤버들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러한 경험은 배우 한동희에게 성장 포인트가 됐다. "인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훨씬 넓어진 거 같다. 이전에는 제 인물과 전체를 보기보다는 제가 마주하는 역할에 대해서만 깊게 보는 편이었던 거 같다. 생각보다 시야가 좁았구나란 생각이 들고, 표현에서도 덜어내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 행동으로 하지 않아도 눈빛과 호흡만으로도 다양한 걸 담아낼 수 있다는 걸 배웠다"라며 주연으로서 긴 호흡으로 작품을 관통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움은 집착을 버리는 것이었다. 그는 "그동안의 연기는 잘하고 싶어 '잘해야 한다'는 것에 집착을 했다. 그런데 '취사병'을 통해 선재처럼 새로운 퀘스트가 열리듯 한 단계 배운 거 같다. 그 집착을 버리고 여유를 가지면서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는, 그러면서 상대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그래서 저는 제가 작품들 중에 '취사병'이 짙은 추억으로 남을 거 같다"라며 '취사병'이란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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