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의 WBC 8강'이 불붙인 야구 열기…더 뜨거워진 2026 KBO 리그 [ST상반기결산]

입력2026년 07월 13일(월) 06:30 최종수정2026년 07월 12일(일) 15:09
LG와 KT의 개막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2026 KBO리그는 또 하나의 흥행 역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24년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역대 최초로 1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올해 KBO리그는 그보다 더 가파른 흥행 곡선을 그리며 1300만 관중이라는 새로운 이정표까지 바라보고 있다.

KBO리그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끝으로 휴식기에 돌입했다. 후반기 일정은 오는 16일부터 시작된다.

올 시즌 KBO리그는 전반기부터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역대 최소인 388경기 만에 700만 관중을 넘어섰고 전반기 424경기 누적 관중은 763만 3775명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초로 전반기 700만 관중을 돌파한 지난해 758만 228명(440경기)을 크게 앞선 수치다

평균 관중도 증가했다. 전반기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 80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7228명)을 웃돌았고 전국 야구장은 연일 매진 사례가 이어지며 뜨거운 흥행 열기를 입증하고 있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피치클락 도입, 숏폼 콘텐츠 확산, 2030 여성 팬 증가 등 흥행을 이끄는 요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올해 KBO리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변수가 있다. 바로 시즌 개막 직전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호주전 승리 후 WBC 대표팀 / 사진=GettyImages 제공
올해 프로야구는 사실상 WBC로 시작됐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3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호주를 7-2로 꺾고 '5점 차 이상, 2실점 이하'라는 까다로운 경우의 수를 충족시키며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호주, 대만과 함께 나란히 2승 2패를 기록했지만 최소 실점률에서 앞서 일본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WBC에서 8강 무대를 밟은 것은 2009년 대회 이후 무려 17년 만이었다. 2013년, 2017년, 2023년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한국 야구는 오랜만에 WBC에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비록 8강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게임으로 패하며 여정을 마쳤지만 값진 '도쿄의 기적'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표팀이 끌어올린 분위기는 곧바로 KBO리그로 이어졌다. WBC 8강 진출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일찌감치 고조된 가운데 시범경기부터 역대 최다인 44만 247명의 관중이 몰렸다. 3월 22일에는 시범경기 일일 최다인 8만 3584명이 입장하며 개막 전부터 흥행 조짐을 보였다.

개막전 당시 SSG랜더스필드 / 사진=DB
정규 시즌에 돌입하자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3월 28일 개막전 5경기가 모두 매진됐고, 개막 14일 만인 4월 10일 1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 최소 경기(55경기)이자 최단 기간 기록을 동시에 경신했다. 이후에도 200만 관중부터 700만 관중까지 모두 역대 최소 경기 기록을 갈아치우며 역대 최다 관중을 동원한 지난 시즌보다도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시즌 전만 해도 국제 대회 성적이 프로리그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09 WBC 때와는 달리 현재 KBO리그는 이미 탄탄한 고정 팬층을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에는 2030 여성 팬을 중심으로 새로운 팬덤 문화가 형성됐고, 응원 문화와 콘텐츠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국제 대회 성적보다 리그 자체의 경쟁력이 흥행을 이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더욱이 한국 야구가 2009년 WBC 준우승 이후 세 차례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대표팀을 향한 기대감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WBC는 달랐다. 극적인 8강 진출 과정은 새로운 팬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했고, 그 열기는 시즌 개막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KBO리그로 이어졌다.

WBC 대표팀 / 사진=GettyImages 제공
KBO 역시 국제대회 성과와 리그 흥행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KBO는 스포츠투데이에 "국제 대회 성과가 국내 리그 흥행으로 이어지는 경향은 여러 종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며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비시즌부터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시즌 개막 시점의 화제성과 초반 관중 동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올해처럼 시즌 개막 직전에 국제 대회가 열린 경우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KBO는 "올해 WBC 8강 진출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일찌감치 고조됐고 이런 흐름은 시범경기부터 정규시즌까지 이어졌다"며 "정규 시즌 매진 행렬과 시즌 초반 관중 증가세는 시즌 전 WBC 성과와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팬 유입 배경에 대해서도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복귀해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점, WBC를 통해 새롭게 야구를 접한 팬들이 리그로 유입된 점, 그리고 극적인 8강 진출에서 느꼈던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리그 관람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원KT위즈파크 / 사진=DB
현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체감했다. 서울 A구단 관계자는 "대표팀의 호성적이 리그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09 WBC가 대표적인 사례"라며 "올해도 WBC 8강 진출 이후 야구를 향한 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표팀이나 팀 성적과 별개로 구단도 리그의 흥행을 이어가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과 사회공헌 활동, 새롭고 즐거운 관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구단을 넘어 리그 전체의 역대급 관중 페이스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팬들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수도권 구단을 응원하는 김 모(28) 씨는 "WBC는 아무래도 야구에서는 큰 대회이다 보니 프로야구 인기가 절정에 달한 상황에서 시너지를 더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WBC 대표팀 / 사진=DB
물론 이번 흥행을 WBC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KBO리그는 이미 지난해 1231만 2519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리그 운영 개선과 콘텐츠 다양화, 팬 친화적 마케팅 등 꾸준한 변화가 흥행의 기반이 됐고 이번 WBC는 여기에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O 역시 단기적인 흥행에 만족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그와 대표팀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O는 국가대표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4년부터 해외 대표팀과의 평가전인 'K-BASEBALL SERIES'를 추진해왔으며, 이를 정례화해 국제 무대 경험치를 쌓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아시안게임과 APBC를 통해 젊은 유망주들에게 국제 대회 경험을 제공하는 등 대표팀 경쟁력과 리그 흥행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현장과 소통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리그 운영과 팬퍼스트 기조, 콘텐츠 다변화를 이어가며 올해의 흥행 열기를 후반기와 다음 시즌까지 지속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주요뉴스

기사이미지
송가인, 취객 난동에 일침 "철장에 묶어버리…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가수 송가인이 공연 중 소…
기사이미지
시즌 10승 달성한 '세계 최강' 안세…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안세영을 비롯한 배드민턴 대표팀…
기사이미지
'마왕' 故 신해철 12주기…의료 사…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가수 고(故)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